6월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목동구장과 신월구장에서 펼쳐질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한국야구의 미래를 짊어진 차세대 스타들의 경연장이다. 특히 사상 처음으로 클럽이 참여해 흥미를 더한다. 지난해 6월 김해고-강릉고의 결승전 모습. 스포츠동아DB
제75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이 6월 1일 개막한다. 동아일보사, 스포츠동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14일까지 서울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장에서 펼쳐진다.
황금사자기는 한국야구의 미래 주역들이 모두 모이는 경연장이자, 출전 고교의 동문들에게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는 주말리그를 거쳐 최종 선발된 48개팀이 우승컵을 놓고 격돌한다. 사상 처음으로 클럽팀이 참가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84개팀이 각축을 벌인 예선에는 5개의 클럽이 참가했는데, 이 중 우성베이스볼클럽과 야로베이스볼클럽이 본선 무대를 밟았다.
10개 구단 스카우트들로부터 가장 주목 받는 팀은 장충고다. 2007년 제60회 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13년간 왕좌에 앉지 못했지만, 올해는 팀 타율 0.421의 가공할 타격을 뽐내며 주말리그 서울권A 1위(6승1패)를 기록해 기대가 크다. 25개의 도루를 기록한 기동력과 3학년 투수만 10명을 보유한 마운드까지 전체적인 짜임새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백정훈 KIA 타이거즈 스카우트팀장은 “장충고는 스타플레이어 한두 명보다 조직력으로 우승을 넘볼 수 있는 팀이다. 전국 모든 팀을 통틀어 밸런스가 가장 좋다”고 호평했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재미는 예비 KBO리거들의 활약을 지켜볼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고 좌투수 이병헌과 광주동성고 우투수 문동주는 당장 2021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이 유력한 자원으로 꼽힌다. 2학년 때부터 시속 150㎞대의 강속구를 던지며 주목 받은 이병헌은 부상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문동주는 시속 150㎞대의 빠른 공에 제구력까지 갖춘 자원으로,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었던 한기주를 연상케 한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광주동성고 내야수 김도영(우투우타)은 제2의 이종범(LG 트윈스 코치)이라는 평가에 응답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정민혁 한화 이글스 스카우트파트장은 “(김도영은) 어떤 팀에 지명될지를 떠나 앞으로 한국 야구계에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유신고는 한화 내야수 박정현의 동생인 우투수 박영현에게 기대한다. 박영현은 컨트롤 측면에선 문동주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민동근 NC 다이노스 스카우트팀장은 “소형준(KT 위즈)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세광고는 에이스 박준영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정 파트장은 “박준영은 190㎝·97㎏의 피지컬에 최고구속 150㎞의 강속구를 던진다. 백스윙이 짧은 특이한 투구폼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는다”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1회전 매치업은 대회 둘째날인 2일 오전 9시 30분 신월야구장에서 열리는 광주진흥고-장충고전이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두 팀 중 한 팀은 어쩔 수 없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진흥고는 첫판부터 에이스 문동주를 내세워 승리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