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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30% 안넘으면 신사업 제한

입력 | 2021-05-28 03:00:00

금융당국, 2023년까지 목표치 부여
카카오뱅크 등 고신용자 위주 대출
중저신용자 대출은 10~20% 그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2023년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비중을 전체의 3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고신용자 대출에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금융당국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요구한 것이다.

27일 금융위원회는 이런 내용의 ‘인터넷전문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중·저신용자 신용대출은 은행의 가계 신용대출 중 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하위 50%)인 중·저신용자 차주에 대한 신용대출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들은 2017년 영업을 시작할 당시 빅데이터 활용 등을 통한 혁신적인 방식으로 중금리 대출을 늘리겠다고 밝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중금리 대출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는 중·저신용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됐던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덩치만 키운 채 고신용자 중심의 보수적인 대출 영업을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에 ‘2023년까지 매년 연간 단위로 중·저신용자에 공급하는 대출 총량 목표치를 설정하라’고 요구했다. 이후 각 은행은 상황에 맞게 현실 가능한 목표치를 내놨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2020년 말 기준 10.2%에서 2023년 말까지 30.0%로,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21.4%에서 32.0%로 늘린다. 출범을 앞둔 토스는 영업 첫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설정하고 2023년 말까지 44%로 늘릴 예정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또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계획을 공개하고 이행 현황을 분기별로 공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점검 결과가 미흡하면 개선 권고를 내리고 은행들이 계획을 이행하지 못하면 새로운 사업에 대한 인허가 심사에서 불이익을 준다. 인터넷전문은행이나 그 최대주주가 다른 금융업 진출을 위해 인허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도 계획을 이행했는지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각 인터넷전문은행은 목표치 달성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고도화한다. 카카오뱅크는 통신·결제정보 등을 신용평가에 반영한 중·저신용자 특화 CSS를 다음 달 중 적용한다. 케이뱅크는 관계사가 보유한 결제 정보를 결합해 만든 CSS를 올해 4분기(10∼12월) 중 활용한다. 김연준 금융위 과장은 “고도화된 평가 시스템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수익성 및 건전성을 유지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