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간 수사결과 발표 “최면 수사 포함 모두 7차례 조사… 실종 당시 친구옷서 혈흔발견 안돼 가족 휴대폰 데이터 삭제 내역 없어”… 유족 “해명을 하지말고 해결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정민 씨(22)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손 씨와 함께 있었던 A 씨에 대해 범죄를 의심할 만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는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경찰청은 “현재까지 수사한 상황에선 손 씨의 사망에서 범죄와의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실체적인 진실을 찾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이 손 씨와 관련해 공식 수사 결과를 내놓은 건 실종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25일 이후 32일 만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수사 미흡’이란 지적에 대해서는 “A 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7차례 불러 조사했으며, A 씨 가족에 대해서도 참고인 조사와 전자기기 포렌식 작업 등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손 씨의 시신 발견 전에 3차례 조사를 받았으며, 발견 뒤에 4회 더 조사받았다. 법 최면 수사(2회)와 프로파일러 면담(1회)도 포함됐다. A 씨와 A 씨 아버지의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A 씨의 데이터 사용 기록 등을 확인했으나 특이점은 없었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실종 당시 A 씨가 입은 의류를 감정했으나 혈흔이나 DNA 등도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4시 40분경 낚시꾼들에 의해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목격된 남성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강력 7개 팀 등을 투입해 폐쇄회로(CC)TV 영상 126개와 당일 한강 출입차량 193대 등을 분석하고 있다. 7개 그룹 16명의 목격자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와 현장 조사, 법 최면 등 23회에 걸친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경찰은 이날 해당 사건에 쏟아지는 관심 등을 고려해 그간 제기된 의혹 중 24개를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정리해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손 씨 아버지인 손현 씨(50)는 이날 경찰 발표에 대해 “경찰은 해명을 하지 말고 해결을 해주길 바란다”며 “수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구구절절 알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 애가 왜 물에 들어갔는지 설명이 필요한데 그런 내용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손 씨 유족 측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을 지적하고 보완수사를 요구해왔다. A 씨가 손 씨의 사망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조응형 yesbro@donga.com·박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