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년 역사상 첫 여성 관장 큐레이터 출신 미술사학자 데카르 사회 이슈와 전시 연결해 명성 얻어 오르세미술관장 당시 방문객 급증 “젊은 관람객 위해 개장 시간 연장”
22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루브르박물관장이 된 로랑스 데카르. 사진 출처 프랑스 정부 홈페이지
세계 최대 박물관인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22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박물관장이 임명됐다.
르몽드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26일(현지 시간) 미술사학자 로랑스 데카르(55)를 신임 루브르박물관장으로 임명했다. 데카르는 2013년부터 루브르를 이끌어온 장뤼크 마르티네즈 현 관장 후임으로 9월 1일부터 관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1793년 루브르박물관이 개관된 후 여성 박물관장은 처음이다. 루브르박물관을 비롯해 오르세미술관, 베르사유 궁전, 퐁피두센터 등 프랑스 유명 공공 박물관장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데카르는 사회 현안을 예술을 통해 알려야 한다는 철학을 가진 미술사학자로 알려져 있다. 데카르는 1966년 파리 외곽 안토니 출생으로 문학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 기 데카르는 소설가, 아버지 장 데카르는 기자이자 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파리 소르본대, 프랑스 최고 예술문화교육기관인 에콜 뒤 루브르(Ecole du Louvre)에서 19, 20세기 미술사를 공부한 후 1994년 오르세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2019년 그는 19세기 서양 회화 속에 담긴 흑인 여성들의 표현 방식을 주제로 전시를 열어 인종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던졌다. 독일 나치가 약탈한 예술 작품을 반환하도록 하는 활동도 주도했다. 올해 3월에는 오스트리아의 유대인 가문이 소장하고 있다가 2차 세계대전 당시인 1938년 나치에게 빼앗긴 구스타브 클림트(1862∼1918)의 풍경화 ‘나무 아래 핀 장미’를 원래 주인에게 돌려주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카르는 “루브르박물관 전시도 사회의 주요 이슈들을 반영해 기획하겠다”며 “젊은 관람객을 늘리기 위해 오후 5시 반에 문을 닫는 루브르박물관의 개장 시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