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1만2800여개 동네병의원서 실시… ‘일상 회복’ 기대속 예약자 몰려 통증 우려에 약국 진통제 동나기도, 정은경 “나도 AZ 맞아… 안심하라” 정부, 상반기 1300만명 접종 목표… 7월부터 50~59세, 高3 등 접종
백신 접종 기다리는 사람들 65∼74세 일반인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27일 광주 서구 한 종합병원에서 시민들이 접종 전 문진을 기다리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7일 오전 경기 안양시에 사는 박영필 씨(70)는 집 근처 의원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고 나오며 이렇게 말했다. 박 씨는 “뇌경색 재활 때문에 매일 6km씩 걷는데 절반쯤 가면 마스크가 흠뻑 젖어 두 장을 갖고 다닌다”며 “어서 마스크 없이 마음 편히 숨쉬고 싶다”고 말했다.
○ 전국의 동네 병의원마다 ‘북적’
65∼74세 일반인과 만성 중증호흡기질환자에 대한 코로나19 1차 접종이 이날 전국 1만2800여 개 위탁의료기관에서 시작됐다. 동네 병의원들은 오전부터 종일 백신 접종 대상자들로 붐볐다.병원 근처 약국에는 접종 이후 발열이나 통증을 우려해 미리 해열진통제를 사두려는 고령층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날 오전 서대문구의 한 약국을 찾은 60, 70대 접종자들은 “친구가 백신 맞고 나서 약국에 갔는데 해열진통제가 다 떨어졌다고 해 내가 대신 사다 주려 한다”며 한 사람당 2, 3개씩 해열진통제를 사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도 이날 접종 독려를 위해 충북 청주시의 한 위탁의료기관을 찾았다. 정 청장은 현장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을 희망하는 어르신을 만나 진땀을 빼기도 했다. 해당 접종자는 “우리 연령대가 고생도 많이 했는데 왜 제일 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혀 주냐. 우리 나이대는 정부로부터 대우를 받아야 하는데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정 청장은 “저도 아스트라제네카를 맞았다. 백신은 가격 차이가 꼭 효과나 효능 차이로 나타나진 않는다. 안심하고 맞으실 수 있다는 말을 자신 있게 드린다”고 대답했다.
○ 불안감도 여전…7월부터 50대도 접종
질병관리청은 이날 하루 동안 전국에서 64만4000여 명이 백신을 접종받았다고 밝혔다. 65∼74세 어르신 등 56만2000명은 동네 병의원에서, 75세 이상 어르신 등 8만2000명은 예방접종센터에서 접종을 받았다. 이는 역대 최고인 4월 30일 27만6800여 명의 2배가 넘는 인원이다.하지만 접종이 개시된 이날도 여전히 일부 고령층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충남 천안시에 사는 최모 씨(64·여)는 “친한 지인들이 모인 단체 카톡방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고 입원하거나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뉴스가 자주 공유돼 무섭다”며 “나를 포함해 그 방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백신을 맞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지자체별로 3분기(7∼9월) 화이자 백신 접종기관 수요조사를 거쳐 전국 1만3000여 개 위탁의료기관 중 1500여 곳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전 국민 가운데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사람은 9.1%였다. 정부의 상반기 접종 목표인 1300만 명의 1차 접종을 달성하려면 앞으로 약 832만 명이 백신을 더 맞아야 한다.
이지윤 asap@donga.com·김소영·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