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서초구 사옥 정문 앞 KIA팬들 트럭에 전광판 달고 “조계현 단장 책임져라” 시위 프로축구 전북도 6경기째 무승 작년 1위서 현재 3위까지 떨어져, 현대모비스 폭행 사건도 악재로
26일 FA(축구협회)컵 16강전에서 K3(3부)팀인 양주시민축구단에 승부차기(9-10)로 패해 탈락한 전북 선수들이 힘 없이 라커룸으로 들어가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27일 오전 10시 비 오는 서울 서초구 현대자동차 사옥 정문 옆으로 하얀색 트럭 한 대가 들어섰다. 트럭에 부착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광판에는 ‘조계현 단장은 감독, 선수, 방패 벗고 육성 실패 책임져라’라는 문구가 떠 있었다. 26일 현재 10개 팀 가운데 8위로 처진 프로야구 KIA의 부진에 뿔난 몇몇 KIA 팬의 ‘트럭 시위’ 현장이다.
발단은 성적 부진이다. 시즌을 3분의 1가량 소화한 가운데 KIA는 선두 SSG에는 7경기나 뒤져 있다. 7위 NC와의 승차는 3.5경기다. 확실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다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
KIA는 에이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신인 투수 이의리가 기대를 모았으나 5월 들어 상대 팀 분석에 노출되면서 탈삼진은 줄어든 반면 볼넷 허용이 늘어나고 있다. 시즌 전부터 장타력 부재가 지적된 최형우마저 안과 질환으로 20일 넘게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한 방 쳐줄 거포를 찾기 힘들다. KIA의 팀 홈런은 16개로 최하위다. NC 팀 홈런은 64개.
프로야구 KIA와 같은 현대차·기아를 모기업으로 하는 프로축구 K리그1 전북의 부진은 그 충격이 더욱 심각해 보인다. 지난해 처음으로 4년 연속 우승을 이뤘던 전북은 최근 리그 6경기에서 3무 3패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순위는 1위에서 3위까지 떨어졌다. 26일에는 FA(축구협회)컵 16강전에서 K리그3(3부 리그)팀인 양주시민축구단에 승부차기(9-10)로 패해 탈락했다.
세대교체가 더디다 보니 주전 선수 대부분이 여전히 30대여서 화려한 전방 공격진과 미드필더들의 강한 압박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특유의 ‘닥공(닥치고 공격)’ 위력이 반감됐다. 연결되는 패스의 양과 질이 떨어졌다. 왼쪽 수비를 책임지던 최철순은 FA컵에서 당한 부상으로 2, 3개월 나서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현대차·기아 소속인 프로농구 현대모비스는 선수단 내 폭행 사태로 팬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한때 야구, 축구, 농구에서 연이어 정상을 휩쓸었던 현대차·기아 프로스포츠 구단이 이번에는 동반 위기를 맞았다.
강동웅 leper@donga.com·유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