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은 여야를 막론하고 지지도가 높아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정책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정책을 기획 결정하고 추진하게 될 정부와 여야 정치인들이 이번 연구결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엄상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28일 열린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서울시 재난긴급생활비 지원이 소비에 미친 영향’을 발표했다. 엄 교수에 따르면 선별적 지급방식으로 지급된 지원금의 약 70%가 추가적인 소비증대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작년 4,5월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해 전 국민이 아닌 중하위층 국민들만을 대상으로 지급한 지원금으로 1차 3271억 원, 2차 2328억 원 등 총 5600억 원을 편성했다.
신청 대상자는 중위소득(모든 가구를 소득 순으로 순위를 매겼을 때, 가운데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 이하 191만 가구 중 별도의 정부 지원을 받는 73만 가구를 제외한 117만7000가구였다. 지원금은 1,2인가구는 30만 원, 3~4인 가구는 40만 원, 5인 가구 이상은 50만 원이 각각 지급됐다.
선별적 방식이 지원금 대비 소비 효과가 큰 이유는 수혜자의 소득이 낮을수록 기존 지출이 적은데다, 외부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려워 추가로 돈이 생기면 곧바로 지출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득수준이 높은 계층은 정부가 지원한 현금으로 기존의 소비패턴을 바꾸지 않았다. 즉 지원금의 소비증대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