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56). 위키피디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27일(현지 시간) 전날 치러진 대통령 선거 투표 집계 결과 알 아사드 대통령이 95.1% 득표율로 야권 후보 2명을 제치고 당선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 당국은 이번 대선 투표율은 78%로 시리아인 약 1400만 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대통령은 7년 임기로, 이로써 알 아사드는 2028년까지 대통령직을 이어가게 됐다. 알 아사드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부터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선에서 알 아사드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는 이미 예상된 일이었다. 현재 시리아 내전서 정부군이 장악한 지역은 시리아 영토 약 70% 수준으로, 알 아사드 정권은 이번 대선서 반군이 장악한 지역에 있는 약 600만 명 규모 난민에겐 투표권을 주지 않았고, 이로 인해 서방권을 중심으로 이번 대선이 알 아사드 장기 집권을 위한 ‘쇼’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서방권 비판과 관련해 알 아사드 대통령은 대선일인 26일 동부 도시 두마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면서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들(서방국가) 입장을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며 “여기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가 중요한데 시리아 사람들은 외부 의견은 가치가 ‘제로’라고 말하고 있다”라며 일축했다.
시리아 대선 투표. 투표소 몰린 유권자들. 뉴시스
정부군이 반군 진압 과정에서 화학무기를 38차례나 쓴 것으로 보고된 가운데, 서방국가서도 알 아사드 독재와 화학무기 사용에 따라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어 경제 회복 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은 고민거리다. 미국과 서방국가들 역시 알 아사드 정권 축출을 목표로 내걸고 강한 압박을 이어왔으나 알 아사드 정권이 공고하다는 점을 이번 대선으로 재확인한 만큼 기존 전략 수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 경제 제재를 계속할 경우, 오히려 인도주의 위기가 심화될 것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나오고 있어서다.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 민중봉기가 불씨가 아랍 국가 전역으로 번지던 2011년 3월 남서부 다라 지역 학생들이 담벼락에 알 아사드 대통령을 비판하는 낙서를 한 뒤 체포되고 가혹행위까지 당하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대로 거리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정부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불거졌고, 2014년 이슬람국가(IS) 발호로 인해 혼란이 심화됐다. 한때 반군 기세에 밀려 국토의 30%만 장악했던 정부군은 2015년부터 러시아가 지원을 받기 시작하면서 반군을 차츰 밀어내고 승기를 잡아 현재는 국토 70% 가량을 재장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