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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럽서도 ‘30대 정치인’ 돌풍

입력 | 2021-05-29 03:00:00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
35세 오스트리아 총리, 36세 핀란드 총리, 39세 미국 교통장관
대부분 10대때 정당-지자체 활동… 정치 경험 쌓은뒤 중앙무대 진출
佛, 30대 장관-대변인 등 적극 기용… 美, 잠재적 대선 후보군 잇달아 배출




유럽과 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30대 정치인이 돌풍을 일으켰다. 대부분 10대 시절부터 정당,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활동하며 풍부한 정치·행정 경험을 쌓은 후 중앙무대에 등판해 ‘준비된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현직 최연소 국가수반인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35)는 17세에 집권 국민당에 입당했고 27세인 2013년 유럽연합(EU) 최연소 외교장관에 오른 18년 경력의 정치인이다. 2017년 총리가 됐고 지난해 1월 재집권에 성공했다.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36) 또한 21세에 집권 사회민주당의 청년조직에 가입했고 교통장관 등을 거쳐 2019년 12월 집권했다.

EU의 국회의장 격인 샤를 미셸 정상회의 상임의장(46)은 2014년 39세에 벨기에 총리에 오른 후 EU 수뇌부에 등극했다. 루이지 디마이오 이탈리아 외교장관(35) 또한 2017년 좌파 정당 ‘오성운동’ 대표, 2018∼2019년 부총리를 지냈다. 2017∼2020년 아일랜드 총리를 지낸 후 현재 부총리를 맡고 있는 리오 버라드커(42)는 집권 당시 38세였다. 본인 또한 40세에 집권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역시 한국계 세드리크 오 디지털경제장관(39), 장관급인 가브리엘 아탈 정부 대변인(32) 등 30대 각료를 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집권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초반 돌풍을 일으킨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39)이 30대 기수로 꼽힌다. 인구 10만 명의 소도시인 오하이오주 사우스벤드에서 2012∼2020년 재선 시장을 지냈다. 젊고 참신한 이미지, 명문 하버드대 졸업, 뛰어난 연설 능력 등이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과 유사해 ‘백인 오바마’로도 불린다.

2019년 1월 하원에 입성한 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대립하며 명성을 얻은 4명의 민주당 유색인종 여성 하원의원 즉 ‘스쿼드’도 빼놓을 수 없다. 넷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소셜미디어 추종자가 2200만 명이 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32·뉴욕)은 탄소 제로(0), 부유세 등을 주창하며 젊은층에게 열광적 지지를 얻고 있다. 부티지지 장관과 마찬가지로 높은 전국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언제든 대선에 도전할 수 있는 ‘잠룡’으로 꼽힌다.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 태어난 무슬림 난민 출신의 일한 오마르 의원(39·미네소타)은 미 최초의 여성 무슬림 하원의원이다. 13세에 미국에 왔고 18세인 2000년 시민권을 얻은 입지전적 성공의 주인공이다.

보수적 분위기가 강한 일본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뚜렷하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인 고이즈미 신지로 환경상(40)은 38세인 2019년 환경상에 입각했다. 세습 정치인이지만 28세에 국회의원으로 뽑혀 벌써 4선(選)이다. 역시 38세인 2019년에 홋카이도 지사로 선출된 스즈키 나오미치 지사(40)는 흙수저 정치인의 대표주자다. 부모의 이혼과 가난 등으로 대학 진학을 포기했지만 31세인 2012년 재정파탄 도시였던 유바리 시장에 올라 시를 살린 후 도지사가 됐다.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 총리(55)는 2005년 39세에 집권 보수당 대표에 오른 후 2010∼2016년 총리를 지냈다.

파리=김윤종 zoz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김예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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