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으면 돈 복사"라는 얘기에 투자 시작 수천만 원씩 투자했지만, 대부분 잃기도 "투자라기보다 단기 급등락 의존" 의견도
올들어 급등했던 암호화폐가 이른바 ‘검은 수요일’이라 불리는 지난 19일 급락하면서, 큰돈을 잃었다는 20~30대 청년들이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취재에 응한 한 청년은 지인이나 인터넷을 통해 “분위기만 잘 타면 큰돈을 번다”는 이야기를 듣고 투자를 강행했다 수천만원을 잃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더리움과 리플 등 암호화폐에 투자했다가 3000만원을 잃었다는 한모(34)씨는 29일 통화에서 “지금은 어플도 다 지웠다. 돈도 없고 아예 청산했다”면서 답답한 심정을 전했다.
신모(29)씨도 암호화폐 붐이 일었던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 투자에 나섰다가 쓴맛을 봤다. 그는 “‘넣으면 돈 복사다’ 이런 이야기가 많고, 주위에 하는 사람이 많아서 시작했다”면서 “원래는 적금만 들었었는데 금리가 얼마 안 되다 보니 수익 생각하다 손을 대게 됐다”고 전했다.
10만원 정도로 투자를 시작했다는 신씨는 “3월 말 정도에 돈을 넣자마자 12%가 오르기에 100만원을 넣었다”면서 “500만원을 투자해 200만원을 벌기도 했다”고 말했다.
차츰차츰 투자금을 늘리다 보니 신씨가 암호화폐에 투자한 총금액은 2200만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면서 신씨는 투자금 중 560만원 정도를 잃었다고 한다.
신씨는 여전히 암호화폐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지금 남은 게 1700만원 정도”라면서 “코인하는 사람들은 (비트코인이) 1억6000만원, 2억까지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오를 것이라고 믿고 버틴다”고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 가치가 더 하락하면, 현재 가지고 있는 현금 300만원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도 있다고 밝혔다.
한씨는 “주식은 코인에 비해 수익률이 낮다고 생각한다”면서 “또 주식은 시장조사를 많이 해야 하는 점이 어려웠는데 코인은 간단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인은 분위기만 잘 타면 천국도 가고 지옥도 간다”며 “분위기를 타 약간 내릴 때 팔고 오를 때 사는 식”이라고 했다.
하지만 암호화폐의 이런 속성 때문에 투자를 망설이게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모(33)씨는 “코인은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거의 모든 코인의 향방을 주도하는 추세”라면서 “투자의 의미보다는 단기적인 급등락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초 300만원 정도를 암호화폐에 투자했던 이씨는 4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낸 후 모두 팔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