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故 손정민 씨 사건 관련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28일 오후 서울 반포한강공원에 손 씨 추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2021.5.28/뉴스1 © News1
그 사이 손씨 사건을 다루는 유튜브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각종 의혹 제기가 이뤄지고 있고 미확인 정보도 여전히 확산하고 있다.
이에 경찰은 최근 브리핑을 열어 손씨 사건 관련 수사상황과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고 이를 서울경찰청 홈페이지에 올려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한 이례적 조치를 하기도 했다.
◇경찰 “함께 여행 다닌 사이…”아버지 “그렇게 친한 사이 아냐”
서울경찰청은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친구 A와 손씨는 평소 함께 다니면서 술을 마시거나 국내외 여행을 같이 가는 사이로 확인됐다”고 했다.
유족 측이 둘은 한밤중 술을 마실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손씨 아버지는 브리핑 이후 본인의 블로그에 “친한 사이였으나, 작년부터 A가 몸을 만드는 사유로 술 먹은 적이 별로 없고, 특히 본과에 들어온 뒤 시험에 집중하느라 술먹은 적이 거의 없으며, 둘이 먹은 적은 더더욱 없다”고 반박했다.
◇A가 손씨 주머니를 뒤적인 이유?…父 “취했다는 건 A의 주장”
경찰은 사건 당일 오전 2시18분쯤 사진을 근거로 A씨가 누워 있던 손씨의 주머니를 뒤진 것에 대해 “사진을 제출한 목격자는 A가 자고 있던 손씨 옆에서 짐을 챙기고 손씨를 흔들어 깨우는 장면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반면 손씨 아버지는 만취상태였다던 A씨의 진술을 거론하며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지적했다.
손씨 아버지는 “만취상태라고 항시 주장하는 A의 생각이지 목격자의 진술이 아니다”며 “A가 왜 그랬는지 (경찰이) 수사해달라는 것이다. A는 취했다고 하니 불가능하고 목격자가 그랬다니 그렇게 생각해라는 건지…”라고 했다.
한강에서 실종된 뒤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 씨의 양말에서 발견된 토양 성분은 육지에서 강물 속으로 약 10m 떨어진 지점에서 채취한 흙 성분과 유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의 토양 성분 비교 감정 결과를 25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다. 사진은 손씨 시신에서 발견된 양말. (서울경찰청 제공) 2021.5.25/뉴스1
◇父 “10m까지 날아서 갔나”…경찰 “양말 채취 토양과 10m 강바닥 유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지난 24일 경찰에 “손씨 양말에서 나온 흙과 잔디밭·강가·강물 속 흙을 분석한 결과 강가에서 10m 떨어진 지점의 토양과 유사하다”는 토양분석 결과를 전달했다.
경찰은 “손씨 양말에서 채취된 토양과 돗자리 인근 강변에서 10m 떨어진 강바닥 토양의 원소조성비 등이 유사하다는 국과수의 감정 결과를 받았다. 손씨 셔츠 등에도 손씨 본인의 혈흔 외에는 특이사항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손씨 아버지는 “어쨌든 정민이는 익사니까 끌려가든 걸어가든 강바닥을 밟았을 것이다. 안 밟았다고 한 적이 없다”며 “토양성분이 없다면 둥둥 떠서 가든 날아가든 했을 것이다. 다만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가 궁금한데 동문서답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고 했다.
◇A씨 물에 들어갔는지가 관건…父 “동문서답 느낌 지울 수 없어”
손씨 아버지는 A씨가 손씨와 함께 물어갔는지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손씨 아버지는 “A가 티셔츠까지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됐는데, 그런 궁금증은 전혀 언급이 없다. 토양성분도 있으면 A의 신발에 있었을 텐데, ‘그게 없어서 어렵다’ 이런 말은 왜 해주면 안되는 것인지”라고 물었다.
경찰은 이에 대해 “A씨가 오전 4시42분쯤 귀가시 탔던 택시기사는 최초 진술에서 A씨의 옷이 젖어 있었는지 제대로 보지는 못했으나 운행 종료 후 내부 세차 시 차량 뒷좌석이 젖어 있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씨 아버지는 “물에 들어간 것을 확인해줄 신발을 버렸는데 그 얘긴 쏙 빼고 택시 세차 얘기만 있다”며 “물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택시를 탈 때 이미 시간이 많이 지났고 세차를 바로 했을 것 같지 않은데, 참으로 간단한 설명이다”라고 지적했다.
◇“13도 더러운 물에 ‘시원하다’ 상식 아냐…자진입수 의도 보여”
경찰은 실종 당일 오전 4시40분쯤 인근에서 낚시하던 목격자들로부터 손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소리를 내며 입수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들이 입수자가 시원하다는 듯한 소리를 내며 수영하듯 한강에 들어가 위험한 상황이 아닌 걸로 판단돼 신고하지 않았으며, 일행 중 5명이 직접 보고 2명은 소리를 들었다고 일치된 진술했다”며 “목격자 참여 현장조사를 통해 상황을 재연해본 결과 목격자들 위치에서 불상 남성을 충분히 식별하고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다만 손씨 아버지는 “자진입수로 하려는 의도가 너무 뻔히 보인다”고 비판했다.
손씨 아버지는 “13도 더러운 물에 시원하다고 소리를 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믿어지지 않는다”며 “한번도 안들어가본 더러운 한강물에 술먹고 새벽에 13도의 물에 시원하다고 하면서 옷을 입고 들어갔다는 것을 믿으라는 것은 너무 하지 않나”라고 했다.
◇경찰 “CCTV 분석, 목격자 확보에 최선”…父 “보완 수사 요청”
경찰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오전 3시38분쯤 이후 행적을 파악하기 위해 기존 목격자 진술을 면밀하게 확인하고 있다”며 “CCTV 영상을 분석하고 추가 목격자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하고 있으니 수사를 믿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손씨 아버지는 지난 26일 오전 손씨 실종 한달여를 맞아 낸 입장문을 통해 경찰 수사의 아쉬움과 보완 수사를 요청했다. 그는 “관련 영상 분석과 친구 A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프로파일러 추가 면담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