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철 고검장, 고위직 첫 사표 제출 법무부 '인사적체' 강조, 차관도 사의 고검장급 공석 3자리…사표 이어지나
6월 초께 단행될 예정인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조상철 서울고검장(52·사법연수원 23기)이 지난 28일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다른 고위직 검사들의 줄사퇴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고검장은 전날 출입기자단에 “떠날 때가 됐다.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인사적체’를 언급하며 대규모 인사를 예고한 이후 나온 검찰 고위직의 첫 사표다.
특히 지난 27일 개최된 검찰 인사위원회(검찰인사위) 직후 제출된 사표라는 점에 주목된다. 법무부는 ‘고호봉 기수의 인사적체’를 강조하며 순환보직제 등을 검찰인사위 안건으로 올렸는데, 이를 두고 고검장들의 용퇴를 간접적으로 권유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조 고검장을 시작으로 검찰 고위직의 사의 표명이 줄지어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검찰을 지켜달라’며 후배들의 잔류 요청을 받고 사의의 뜻을 접었다고 알려진 일부 고검장들도 재차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검장급 공석은 서울고검장, 대구고검장, 법무부 차관 등 3석이다. 다만 법무부가 탈검찰화 기조를 이어오는 만큼 이 차관의 뒤를 이어 이번에도 비(非)검찰 출신 차관이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
지검장급 빈자리는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고검 차장검사,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 6곳이다. 고검 차장검사직 등은 오랜 기간 공석으로 유지돼 온 만큼, 법무부 내부선 대규모 인사를 위해 고검장급 공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물론 검찰 내부에서는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법무부가 인사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사적체를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최근 검찰 승진인사가 빠르게 이뤄져 ‘검찰 지휘부의 연소화’가 오히려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김오수 후보자가 신임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뒤 공식적인 인사 협의를 거쳐 6월 초께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간부 인사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