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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BTS 세트, 일본·중국엔 없다…왜?

입력 | 2021-05-30 07:15:00


맥도날드 ‘더 BTS 세트’ 반응이 뜨겁다. 지난 26일 미국 등에서 첫선을 보였으며, 다음날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 일본에서는 출시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리도 BTS 세트 먹게 해 달라”며 출시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30일 맥도날드에 따르면, BTS 세트는 다음 달 30일까지 판매한다. 애초 미국, 캐나다, 브라질을 시작으로 6개 대륙 49개국에서 선보일 예정이었다. 막판에 태국도 추가해 총 50개국에서 선보인다. 맥도날드가 진출한 국가 총 102개국 중 절반 가까이에서 판매하는 셈이다.

BTS 세트는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7명이 좋아하는 메뉴로 구성했다. 치킨 맥너겟 9~10조각, 감자튀김(M)과 콜라(M), 디핑소스 두 가지다. 패키지는 방탄소년단 팬클럽 ‘아미’ 상징색인 보라색으로 꾸몄다. 디핑소스 포장지에는 영어와 함께 ‘스위트 칠리’ ‘케이준’이라고 한글이 적혔다. 전 세계에 한글이 적힌 디핑소스도 판매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맥도날드가 세계 매장에서 유명 인사와 협업한 메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9월 힙합가수 트래비스 스콧 세트 메뉴를 출시했으나 미국에서만 판매했다. 세계 맥도날드 크루(종업원)들은 방탄소년단 한글 자음으로 꾸민 티셔츠를 입고 BTS세트를 판다. 티셔츠 왼쪽 가슴 부위에 방탄소년단, 맥도날드 로고와 함께 ‘ㅂㅌㅅㄴㄷ’ ‘ㅁㄷㄴㄷ’라는 한글 자음이 새겨져 있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중국과 일본에서 BTS세트를 출시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0월 ‘한국전쟁’ 발언으로 중국에서 ‘미운털’이 박혔다. 당시 리더 RM은 미국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인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행사에서 상을 받은 뒤 “올해 한국전쟁 70주년으로 한미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일부 중국 네티즌은 ‘왜 중국의 희생은 존중하지 않느냐’고 비난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의 미국 시트콤 ‘프렌즈’ 특별판 출연분이 중국에서 삭제된 것도 비슷한 이유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과거 혐한 표적이 되기도 했다. 2018년 일본 TV 아사히 ‘뮤직스테이션’ 출연이 무산됐다. 일본 극우 매체는 예전에 멤버 지민이 광복절 기념 티셔츠를 입고 방송에 출연하고, RM이 SNS에 광복절 기념 트윗을 남긴 것을 문제 삼았다. 지민이 입은 티셔츠에는 사람들이 광복을 맞아 만세를 부르고, 원자폭탄을 투하하는 장면 등이 프린트돼 있었다. RM은 트위터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독립투사분들께 감사한다. 대한독립만세”라고 적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은 일본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입증했다. 디지털 싱글 ‘버터’는 31일 공개 예정인 일본 오리콘 최신차트(집계 기간 17~23일) 주간 디지털 싱글·스트리밍 랭킹‘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일본 맥도날드 트위터에는 BTS 세트 판매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일본 팬들은 “맥도날드에 자주 가는데 BTS 세트가 없어 기분 나쁘다. 당분간 가지 않겠다” “왜 BTS 세트를 판매하지 않는 거냐. 방탄소년단과 컬래버하면 매출이 더 늘어날 거다” 등 반응을 보였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BTS 세트는 지난해 론칭한 ’셀레브리티 시그니처 메뉴 프로그램‘을 통해 출시하는 것”이라며 “글로벌 본사에 판매를 요청한 국가에서만 선보이게 됐다. BTS 세트 출시는 선택 사항으로 중국, 일본 등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출시하지 않은 일본, 프랑스 등에서도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다”며 “판매국 추가, 판매 기간 연장 등은 글로벌 본사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