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학생들이 시도 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를 응시하는 모습./뉴스1 © News1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는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의 첫 리허설인 6월 모의평가가 다음달 3일 실시된다. 전국 시·도 교육청이 돌아가며 주관하는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와 달리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주관하기 때문에 ‘수능 리허설’로 불린다. 평가원은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실시해 11월 실시되는 수능의 출제경항과 난이도를 조절한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올해 6월 모의평가는 문·이과 통합형으로 바뀐 수능 체제가 처음 적용되는 시험이라는 점에서 어느 해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지금까지와 달리 문과와 이과 학생이 수학에서 같이 경쟁하게 된다.
지난해까지는 수학에서 이과는 가형, 문과는 나형을 응시했다. 점수도 따로 산출했다. 하지만 올해부터 가·나형 구분이 사라지고 ‘공통과목+선택과목’ 구조로 바뀌었다. 모든 수험생이 수학Ⅰ과 수학Ⅱ를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세 과목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서울중등진학지도연구회가 서울 16개 고교 3학년의 3월 학평 성적(가채점)을 분석했더니 수학에서 1등급을 받은 학생의 88.5%가 미적분을 선택한 학생이었다. 수학 1등급 중 확률과통계를 선택한 수험생 비율은 6.0%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이과 학생은 미적분과 기하, 문과 학생은 확률과통계를 선택한다.
‘수능 리허설’로 불리는 6월 모의평가에서 ‘문과 불리’ 현상이 어떻게 나타날지가 최대 관심사다. 교육계에서는 미적분을 선택한 이과 학생이 공통과목의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과 학생에 비해 상위권에 몰리는 현상 자체는 어쩔 수 없다고 본다. 관심은 그 격차를 어떻게 보정할지에 쏠린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상담센터 파견교사인 김창묵 서울 경신고 교사는 “평가원이 과거 2002~2004학년도 수능의 계열별 원점수 평균성적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평균점수가 13~15점 차이가 났었다. 문·이과 학생이 같이 시험을 치면 이 정도 차이는 나는데, 문제는 공통문항의 난도”라고 지적했다.
김 교사는 “3월 학평에서는 공통과목의 난도가 높았고 선택과목 난도가 낮아 수학 잘하는 학생들이 절대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공통과목에서 평균보다 난도를 높게 하면 문과 학생이 절대 불리할 수밖에 없는 만큼 공통과목의 난도가 어느 정도인가, 이게 6월 학평의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조만기 경기 판곡고 교사는 “미적분을 선택한 이과 학생이 공통과목 성적이 좋을 수밖에 없어 상위 백분위에 몰리는 건 어쩔 수 없다”라며 “그걸 보정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확률과통계는 어렵게 출제하고 미적분은 쉽게 출제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 교사는 “이렇게 되면 원점수가 같을 때 표준점수가 비슷하게 나와 원점수는 같은데 표준점수는 문과 학생이 낮게 나온다는 지적은 피할 수 있다”라면서도 “이과 학생이 상위권을 쓸어가는 현상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평가원이 6월 모의평가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학습결손 현상이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올해 고3 학생들은 지난해 고3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더 크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등교개학을 늦게 한데다 이후에도 ‘퐁당퐁당 등교’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고3 학생들이 매일 등교하면서 1·2학년은 대개 격주로 돌아가며 등교수업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