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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럽게 운다” 동거녀 아이 때려 숨지게 한 男 징역 12년…친모도 징역 4년

입력 | 2021-05-30 12:41:00


동거녀가 낳은 아기가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동거녀이자 죽은 아기의 친모도 동거남의 폭행을 말리지 않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 11부(부장판사 이문세)는 27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23)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친모인 B 씨(24)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A 씨는 범행 동기와 경위, 수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죄질이 매우 나쁘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며 “폭행의 정도를 축소, 책임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등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B 씨는 피해자의 친모로서 양육·보호해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는데도 위험한 상태에 놓인 피해자를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고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지난해 4월부터 교제했다. 당시 B 씨는 전 남자친구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다. 이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입양 보내기로 하고 동거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29일 C 군이 태어나고 A 씨는 12월 19일부터 아기가 시끄럽게 운다는 이유로 자주 때렸다. 12월 27일 C 군이 불안정한 호흡 증세를 보였지만 이들은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지는 A 씨의 학대 사실이 발각될 것이 두려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

이들은 C 군이 숨을 쉬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119에 신고했다. 병원에 도착한 C 군은 뇌사상태였고 다음날인 28일 사망했다. 아동학대를 의심한 병원 측의 신고로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았고 C 군에 대한 부검도 진행됐다.

부검을 맡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치명적인 머리 손상으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하다”는 소견을 냈다. 일주일가량 지난 출혈과 최근 발생한 급성 출혈이 보여 학대로 인한 머리 손상으로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