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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부실급식 점검 野의원에 삼겹살 수북…알고보니 ‘월1회 특식’

입력 | 2021-05-30 16:38:00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부실 급식 사태로 질타를 받고 있는 군 당국이 급식 상황 점검을 위해 부대를 방문한 야당 의원들에게 일상적인 식단이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만 나오는 특식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 군은 특식 제공 일정이 정치인 방문과 우연히 겹쳤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군 당국이 부실 급식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은 채 실태를 숨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한기호, 신원식, 강대식, 이채익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들은 26일 경기 화성시 육군 51사단 예하부대를 방문했다. 이때 제공된 점심 메뉴는 해물된장찌개와 삼겹살, 상추쌈, 배추김치였다. 특히 삼겹살이 식판이 가득 담겨 있었다. 51사단은 ‘1인 기준량’이라며 공개한 이 식단은 한 끼에 약 8000원어치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병 한 끼 식단 평균인 2390원의 약 2.7배 수준이다.

이에 대해 군은 한 달에 한 번 제공하는 특식 일정이 공교롭게 의원들의 방문 일정과 겹쳤다고 해명했다. 해당 부대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삼겹살 데이’로 정해놓았다고 한다. 또 방문 부대나 날짜도 의원실과 사전 조율을 거쳐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군은 의원들에게 이날 점심이 특식이라고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야당 의원들의 현장 점검에 맞춰 보여주기식 식단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제기됐다.

육군 51사단은 군 내 부실급식 문제 제기가 처음 이뤄졌던 곳이기도 하다. 지난달 18일 51사단 예하부대 소속이라고 밝힌 한 병사는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를 통해 부실급식 사진과 함께 “밥은 이런 식인데 감방이랑 뭐가 다르냐”고 토로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