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뉴스1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손정민 씨(22)와 술을 마셨던 A 씨의 휴대전화가 실종 당일 사라진 지 35일 만에 발견됐다. A 씨가 “술에 취해 착각해서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져갔다”고 주장한 뒤 경찰과 민간잠수부 등은 해당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대대적인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서울경찰청은 “30일 오전 11시 29분경 한강공원 반포안내센터 직원이 ‘한 환경미화원이 습득해 제출한 휴대전화가 있다’며 서초경찰서에 신고했다. 확인 결과 A 씨의 휴대전화가 맞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A 씨의 휴대전화는 사건 초기부터 손 씨 사망 사건과 관련해 큰 관심을 받아왔다. 실종 당일 A 씨는 술을 마신 뒤 손 씨의 휴대전화를 가지고 혼자서 귀가했다. 이후 행방이 묘연한 A 씨의 휴대전화에 당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정보가 남아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경찰 등이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공원 주변은 물론 한강 아래까지 수색을 벌였다. ‘휴대전화 기종이 다른데 어떻게 잘못 가져갈 수 있느냐’ 등의 관련 의혹들도 쏟아졌다.
휴대전화가 발견되기 전날인 29일 A 씨 측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정병원 변호사는 입장문을 내고 “A 씨는 손 씨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블랙아웃’을 겪어 7시간가량 기억이 거의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A 씨는 손 씨를 만나기 전 다른 술자리에서도 술을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A 씨가 술자리에서 입었던 티셔츠를 버린 것에 대해서는 “해당 티셔츠는 2장에 만 원 정도 하는 옷이다. 신발과 마찬가지로 오래 입어 낡은 상태였고 토사물까지 묻어서 버렸을 뿐이다. 당시엔 이렇게 중요한 문제될 줄 몰랐다”고 설명했다.
손 씨의 아버지 손현 씨(50)는 같은 날 경찰 수사에 대해 또 다른 의문을 제기했다. 손 씨는 “경찰이 발표한 수사 진행상황 가운데 일부 내용은 우리가 들은 목격자의 제보와 다르다”고 주장했다.
손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실종 당일 아들과 A 씨의 사진을 촬영한 목격자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목격자는 “경찰이 사진을 ‘A 씨가 손 씨를 깨우는 장면’이라고 발표했는데, 전혀 깨우려는 느낌이 아니었다. 경찰에 정확하게 진술했는데 전달이 잘못됐다”고 썼다. 손 씨는 “증인 진술이 경찰 발표에서 어떻게 왜곡되는지 알 수 있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에 대해 “목격자 조사에서 확인된 내용”이라고 답했다.
김윤이 기자 yun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