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69)이 제3국 민항기 강제착륙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67) 지원에 나섰다. 인근 국가들의 반(反) 러시아 전선 확대를 막는 한편 러시아 영토 확장이란 의도가 깔려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28일 오후 러시아 남부도시 소치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푸틴은 “2013년 미국의 요청으로 러시아로 망명한 미 정보요원 에드워드 스노든을 잡기 위해 오스트리아가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의 전용기를 강제 착륙시켰을 때 (서방은) 조용했다”며 “최근 사건은 비우호국에 대한 서방의 감정 분출”이라고 밝혔다.
푸틴은 이날 루카셴코에게 차관 5억 달러(약 5800억 원)를 제공하고 양국 간 항공편 수도 늘리는 등 벨라루스 원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지난 23일 루카셴코 대통령은 반정부 언론인 로만 프라타세비치(26)를 체포하기 위해 아일랜드 민항기를 자국에 강제 착륙시켰다.
이들은 29일 흑해 요트 여행도 함께 했다. 요트에서 열린 식사자리에는 루카셴코의 막내아들 니콜라이(17)까지 참석했다. 1994년부터 27년째 집권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는 빅토르(46), 드미트리(41), 니콜라이 등 아들 3명에게 권력을 승계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에는 29일 루카센코를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루카셴코가 벨라루스를 북한처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