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조치로 한국에 제공하기로 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얀센 101만2800회분으로 결정됐다. 얀센은 다른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한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이 당초 약속한 물량(55만 명분)의 약 2배 수준이다. 얀센 백신이 국내에 들어오는 건 처음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3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미국이 제공하는 얀센 백신 약 100만 명분이 이번 주 우리나라에 도착한다”며 “당초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55만 명분의 2배에 달하는 물량”이라고 밝혔다.
● 1일부터 사전예약, 접종은 선착순
이번에 미국이 한국으로 보내는 얀센은 그동안 국내에 들어온 적이 없는 코로나19 백신이다. 한국 정부가 개별 계약한 600만 회분 물량이 있지만 아직 반입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66% 수준이다. 이미 한국 정부가 사용을 승인했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마찬가지로 혈전 발생 논란이 있어 30세 미만 접종이 제한됐다.
정부는 백신 접종 대상자 수가 도입 백신 물량의 3배가 넘는 만큼 예약 순서에 따라 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선착순 예약인 셈이다. 이번에 접종하지 못한 나머지 271만5000명은 3분기(7~9월) 일반 성인 접종시점에 백신을 맞게 된다.
● 얀센은 한 번만 맞아도 ‘접종 인센티브’
얀센 접종대상자로 분류된 예비군, 민방위 대원 대부분은 30, 40대 일반 성인이다. 기존 2분기(4~6월) 우선 접종대상자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이 희귀 혈전증 우려가 제기된 얀센을 제공하면서 접종대상자로 추가됐다.
당초 정부는 30세 미만 군 장병이 맞을 수 있는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이 들어올 것을 기대했다. 군 장병용으로 배정한 화이자 백신을 택배기사나 환경미화원 등에게 우선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30세 이상만 맞을 수 있는 얀센 백신이 들어온 만큼 ‘한국군 대상 접종’이라는 공여 취지를 살리기 위해 예비군 접종에 나섰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미국의 (한국군 지원 등) 공여 사유를 고려해 접종 대상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얀센은 한 번만 맞아도 되는 백신이라 접종 2주 후에는 가족 모임 제한 완화 등 정부가 내놓은 각종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1억 명분 확보한 코로나19 백신
한국이 확보한 코로나19 백신은 약 1억 명분까지 늘었다. 도입한 백신의 종류 역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2개에서 얀센, 모더나까지 4개로 늘었다. 30일 0시까지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사람은 539만9015명으로 집계됐다. 인구 대비 접종률로는 10.5%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페이스북에 “국민들이 정부 계획에 따라 예약과 접종에 적극 참여하면 조기에 집단면역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면서 오히려 확진자가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 만큼 아직 방심은 금물”이라고 당부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