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시험인증 등 원스톱 지원 조선업계 제품개발 기폭제 역할 전북도 “조선산업에 행정력 집중”
26일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북본부에서 열린 ‘중소형 선박 기자재 품질 고도화센터’ 준공식에서 송하진 전북지사, 강임준 군산시장 등 참석자들이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전북도 제공
매년 10척 안팎의 배를 만들며 1조 원대 매출을 올리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2017년 가동을 중단했다. 80여 곳에 이르던 협력업체 가운데 70여 곳이 문을 닫았고, 5000여 명의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었다.
조선소가 있던 전북 군산시의 경제는 휘청거렸고, 그 여파는 도내 전역에 미쳤다. 작은 배와 기자재를 만드는 업체 몇 곳만이 남아 지역 조선산업의 명맥을 근근이 유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침체의 길을 걷던 전북의 조선산업 부활과 체질 개선을 위한 날개가 펴졌다. 배를 만드는 데 필요한 기자재의 기술 개발과 품질 고도화를 책임질 ‘중소형 선박 기자재 품질 고도화센터’가 군산에 있는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 전북본부에 둥지를 틀었다.
센터는 연구동과 시험동으로 분리해 구축됐고, 80여억 원을 들여 분석장비 등 12종이 설치됐다. 2022년까지 5종이 추가로 들어온다. 배의 엔진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적정성과 주요 부품의 안전도, 화재 안전성 등에 대한 테스트와 검증이 이뤄진다.
군산시 관계자는 “연구 개발과 시험 인증, 사업화로 연결되는 원스톱 지원체계가 갖춰지면서 도내 조선업계의 제품 개발과 기술력을 높이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대기업에 의존해 왔던 도내 조선산업의 생태계를 바꾸는 작업도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다. 기자재 납품에 그쳤던 도내 기업들이 직접 중형 선박을 만들고 바다에 띄우는 데 도움을 줄 반잠수식 다목적선 건조에 필요한 110억 원을 확보해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다목적선은 자재 운반에도 이용할 수 있어 선박 기자재만을 생산하다가 사업 다각화와 업종 전환을 통해 최근 수요가 늘고 있는 해상풍력발전 시설물을 만드는 도내 기업들의 물류 이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송하진 전북지사는 “무너진 전북 경제의 한 축이었던 조선산업 부활을 위해 행정력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임준 군산시장은 “지역 기업들의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친환경 에너지 선박 중심의 조선 생태계를 만드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