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7월 도입… 비급여에 깐깐 습관성 유산-인공수정도 보장 갱신전 1년 300만원 이상 지급땐 할증 적용돼 보험료 4배 될수도
올해 7월 도입되는 ‘4세대 실손의료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반면 비급여 항목인 도수치료를 연간 최대 50번으로 제한한다. 습관성 유산이나 불임, 인공수정도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심사 없이 갈아탈 수 있고 6개월 이내엔 예전 보험으로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은 4세대 실손보험과 관련한 ‘보험업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을 예고했다. 4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가 이전 보험에 비해 10∼70% 저렴하지만 도수치료 등 선택적 의료 성격의 비급여 진료를 많이 받을수록 보험료를 더 많이 내도록 설계됐다. 보험료 갱신 직전 1년간 비급여 보험금 지급액이 300만 원을 넘으면 300% 할증이 적용돼 보험료는 4배로 뛴다.
새 실손보험은 도수치료, 비타민 주사 등 보험금 과다 지출 비판이 제기된 비급여 진료 보장 범위를 제한한다. 근육이나 관절 통증 치료를 위해 시술자가 맨손으로 주무르거나 자극을 주는 도수치료는 효과가 있을 때만 추가로 보장을 받을 수 있다. 10회 치료를 받을 때마다 증세 완화 여부를 보고 추가 보장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증상이 완화되더라도 최대 연간 50회까지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비타민, 영양제 등 비급여 주사제도 약사법령상 허용되는 경우에 투여했을 때만 보장된다.
기존 가입자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때는 보험사의 심사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무심사 전환을 원칙으로 하고 심사가 필요한 경우만 따로 규정했다”고 밝혔다. 보장 종목이 늘어나거나 보험료를 미납한 경우, 가입 직전 1년간 정신질환 치료 이력이 있는 경우 등에만 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새 실손보험으로 갈아탔더라도 6개월이 지나지 않았다면 계약을 철회하고 기존 상품으로 되돌아갈 수도 있다. 새 실손보험 상품은 보험사들의 준비를 거쳐 8월 이후에 판매될 예정이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