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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임대차 신고제 시행… 나도 신청 대상일까?

입력 | 2021-05-31 10:58:00


주택 임대차(전·월세) 신고제 시행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용산구청에서 직원들이 홍보물을 점검하고 있다. 2021.5.31/뉴스1

내일(6월1일)부터 ‘주택 임대차 신고제’가 본격 시행된다. 이에 따라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보증금 6000만 원 초과, 월세 30만을 넘는 임대차 계약을 한 경우에는 반드시 30일 이내에 해당지역 관할 주민센터나 정부가 운영하는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등을 통해 신고해야만 한다. 이를 어기거나 거짓으로 신고하면 최고 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학교기숙사와 ‘제주 1개월 살기’ 등 일시적인 목적으로 거주하는 게 분명한 단기 임대차 계약은 신고대상에서 제외된다. 또 국민들의 적응기간 등을 고려해 앞으로 1년 간은 계도기간으로 운영해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정부는 신고제 도입으로 임대차 시장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돼 세입자의 권익이 크게 강화되고, 전월세 시장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신고된 내용이 과세 정보로 활용될 가능성과 과도한 개인정보 노출 등의 우려도 제기된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등이 개정됨에 따라 다음달 1일부터 ‘주택 임대차 신고제’를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주요 내용과 의미 등을 Q&A로 정리한다.


● 내일부터 임대계약서 내용 그대로 신고 의무화
Q. 임대차 신고는 언제부터 어디에서 하나?

A. 임대주택이 위치한 지역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서 관련 서류 등을 제출하면 된다. 정부가 내일(6월1일) 오전 9시부터 운영하게 될 부동산거래시스템(https://rtms.molit.go.kr)에 접속한 뒤 ‘임대차신고시스템’을 이용해 신고할 수도 있다.

주민센터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이용 가능하다. 반면 온라인은 24시간 신청할 수 있다. 그만큼 온라인이 편리할 수 있다.

Q. 어떤 내용을 신고해야 하나?

A. 임대인(집주인) 임차인(세입자)와 관련한 정보와 임대주택의 종류, 위치, 면적, 임대계약 내용 등이다. 즉 임대차 계약서 내용 전부라고 보면 된다. 방문 신고한다면 계약서를 그대로 가져가면 되고, 온라인 신고라면 계약서를 스캔해 파일로 만들거나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제출하면 된다. 만약 계약서가 없다면 계약내용을 확인해줄 수 있는 문서나 통장 입금내역 등 계약 입증서류를 제출해도 된다.

Q. 6월 1일 이전 계약도 신고할 수 있나?

A. 아니다. 1일 이후 계약만 해당된다. 또 신규 계약이거나 계약 내용이 바뀐 상태에서 이뤄지는 갱신 계약만 대상이다. 즉 보증금이나 월세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계약 갱신이 이뤄졌다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Q. 계약금이 대상기준에 미치지 못해도 할 수 있나?

A. 안된다. 대상지역도 경기도를 뺀 나머지 도 지역의 군 지역은 제외된다. 이런 지역에서 이뤄진 임대차계약은 지난해 신고된 임대차계약 217만 가운데 3만6000건(1.7%)에 불과할 정도로 많지 않다.


● 세입자, 집주인, 중개업소 중 1명만 해도 된다

ⓒ News1

Q. 신고는 누가 해야 하나?

A. 임대차 계약 당사자(집주인과 세입자) 모두가 신고 의무 대상자다. 다만 당사자 중 1명이 신고하면 된다. 또 당사자들로부터 위임장을 받은 공인중개사 등도 대리 신고할 수 있다.

Q. 1명이 신고하면 다른 사람들이 신고 여부를 확인할 방법은?

A. 신고 접수와 완료 단계에서 집주인이나 세입자에게 문자로 통보가 된다. 온라인 신고 사이트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만약 신고 내용이 미흡해 보완 요구가 있을 때에도 문자로 안내된다.

Q. 확정일자는 어떻게 부여받나?

A. 임대차 신고를 할 때 계약서를 함께 제출하면 ‘임대차계약신고필증’을 줄 때 우측 상단에 확정일자 번호가 표시된다. 확정일자는 신고 접수일 기준으로 발행된다. 예컨대 6월 5일(토)에 신고 접수를 하고, 신고 처리가 6월 7일(월)에 이뤄졌다면 확정일자 효력은 5일 발생한다는 뜻이다.

Q. 전입신고만 하면 임대차 신고가 자동적으로 이뤄지나?

A. 현장 방문으로 임대차 신고를 하면서 임대차 계약서를 제출하면 가능하다. 정부24를 통해 전입신고를 할 때 임대차 신고 메뉴를 선택해 신고해도 이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Q. 실제 입주가 늦어져 전입신고를 계약 후 한 달 뒤에 해야 한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A. 계약 후 30일이 지나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면 계약 30일 이전에 임대차 신고를 먼저 하는 게 좋다. 과태료를 내야 하는 등 불이익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후 전입신고는 실제 입주한 뒤에 해도 된다.


● 제주도 한 달 살기는 신고대상에서 제외

Q. 서울에 사는 세입자인데 ‘제주 한 달 살기’를 계획 중이다. 신고 대상인가?

A. 아니다. 전입신고가 돼 있는 본 거주지가 있다면 일시적 거주가 명확한 단기 임대차 계약은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표적인 예가 ‘제주 1개월 살기’다. 일시적인 출장으로 체류하는 경우에도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Q. 회사기숙사에 살고 있는 직장인이다. 신고대상인가?

A. 그렇다. 보증금이 6000만 원을 넘거나 월세를 30만 원을 초과해 낸다면 신고를 해야만 한다. 다만 대학교나 고등학교 기숙사에 살고 있다면 신고 대상에서 제외된다. 학교 기숙사는 관련 법령에 따라 학교시설로 분류되고, 일반적인 주거용 임대차 계약 형식을 따르지 않는 데다 기숙사비가 ‘대학 e알리미’에 공시된다는 점을 감안한 조치이다.

Q. 신고 데이터는 언제쯤 일반인이 볼 수 있나?

A. 빨라도 올해 11월에나 일부 내용만 볼 수 있다. 정부는 신고된 데이터의 신뢰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기존 데이터와 비교 분석 등을 할 예정이다. 이 작업에 최소 4, 5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어떤 내용을 볼 수 있나?

A. 정부는 지역별 임대물건 예상 물량과 지역별 계약 갱신율, 임대료 증감률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임대차 시장 투명화 기대

Q. 이번 조치가 세입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나?

A. 정부는 신고제 의무화가 세입자 보호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동안 소액이거나 단기, 갱신계약 등은 확정일자를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국토부에 따르면 확정일자 신고건이 전체 임대차 계약의 30% 수준에 머문 중요한 이유였다. 또 신고제를 통해 확정일자를 자동적으로 부여받게 돼 편리해진다. 확정일자 수수료(600원)도 절감할 수 있다.

Q. 신고제가 임대차 시장 투명화에 기대한다는 근거는?

A. 정부는 761만 임차가구 중 이번 신고제를 통해 365만 가구(47%)의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공공임대 입주자 정보와 주거급여 지급 조사자료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228만 가구의 임대차 정보까지 더하면 모두 584만 가구(77%)의 임대차 정보 파악이 가능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만큼 많은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Q. 집주인에게도 도움이 되나?

A.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주변 시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적정 임대료 책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아파트에 비해 시세를 파악하기 쉽지 않은 다세대·단독주택·빌라 등을 가진 집주인이 보다 관련 정보를 확보하기 쉬워질 수 있다.


● 과세자료 활용과 과도한 개인 정보 노출 우려

Q. 과세정보 등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없나?

A.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신고제가 임대차 시장 동향파악과 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이며, 과세자료로 활용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신고 내용이 과세정보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Q. 표준임대료 도입 우려도 제기되는데…

A. 신고제를 통해 쌓인 데이터가 표준임대료를 만드는 근거자료로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표준임대료는 지방자치단체별로 물가와 경제 사정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의 임대료를 확정 고시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시중에서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이 제도의 도입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Q. 과도하게 개인 정보가 노출되는 것 아닌가?

A.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아파트와 달리 가구수가 많지 않은 다세대·다가구 등은 그 가능성이 크다. 보증금 수준과 계약만료일 등이 노출되면서 각 가정의 자산 규모 등을 추정하기 어렵지 않을 수 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