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장 © News1
대한변호사협회와 온라인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 간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변협이 로톡 등 법률 플랫폼에 가입한 변호사들을 오는 8월부터 징계하기로 하자 로톡은 “직업을 자유롭게 수행할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5월 31일 헌법소원을 내는 등 맞불을 놨다.
사태의 발단은 변협이 최근 개정한 ‘변호사업무광고규정’이다. 이 규정에 따르면 금품 등을 받고 변호사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에 가입하거나 광고를 의뢰한 변호사는 변협 징계위원회를 통해 징계받을 수 있다. 여기에 서울지방변호사회가 호응해 5월 27일부터 소속 변호사들에게 플랫폼 탈퇴를 권유하고 나서면서 로톡이 궁지에 몰렸다.
양측은 변호사 업계의 사건 수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에는 공감하고 있다. 2006년 1만 명이던 변호사 수가 최근 3만 명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신규 변호사들의 수임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소속 변호사 1인당 월평균 수임 건수는 2011년 2.8건에서 2015년 1.69건, 2019년 1.26건으로 감소하고 있다.
로톡을 이용하는 한 변호사는 “한 달에 수억 원의 광고비 집행이 가능한 대형 로펌과 브로커를 낀 전관 변호사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면서 “변호사와 의뢰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변협이 왜 규제하는 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변협은 로톡이 변호사들 간 수임료가 비교되도록 해 저가 수임 경쟁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그로 인해 법률 서비스의 질이 하락하면 국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는 논리다. 또 자본력 바탕으로 광고를 많이 하는 변호사가 수임을 독점하게 돼 변호사들 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편다.
변협은 자체 징계 카드로 공정한 시장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변협 관계자는 “법률 플랫폼에 신속히 대처해 변호사들의 권익을 지질 것”이라며 “플랫폼을 탈퇴하는 변호사들을 위해 공공 플랫폼을 구축하는 등의 대안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의 한 변호사는 “로톡은 시장 장악력이 커질수록 광고비를 인상하거나 책정 체계를 바꿔 수익률을 높이려 할 것”이라며 “플랫폼에 종속되는 구조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로톡 관계자는 “가입 변호사가 많아지더라도 노출에 따른 광고료만 받을 방침이고, 변호사법 위반 등의 이유로 수임료에는 손댈 수 없는 구조여서 변호사들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