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방지-에어백 성능 등 개선… 클릭 한번만으로 바로 가능한데
한국선 “정비 사업장서만 허용”… 볼보 등 규제 샌드박스 임시 허가
새 기술 도입때마다 승인 받아야… “법이 미래차 기술 못따라가” 지적

‘자동차 운전석 계기판에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필요함’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운전자가 화면의 ‘OK’를 터치하자 무선 인터넷을 통해 에어백과 충전 안전 관련 업데이트가 완료된다. 정비소를 방문할 필요도, 출장기사를 부를 필요도 없다.’
첨단 정보기술(IT)이 대거 녹아들어갈 미래 자동차 시대에 운전자들이 일상적으로 접하게 될 상황이다. 스마트폰을 업데이트하듯 클릭 한 번으로 차량 성능을 수시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자동차 업계가 현실화시키고 있는 OTA(Over-The-Air) 서비스의 모습이다.
OTA 서비스의 활용도는 높다. 전기차 충전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차량 주행거리를 늘리는 게 가능하다. 자율 주행 기능, 차량 충돌 및 차선 이탈 방지 등 운전자 보조 기능 개선에 활용할 수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자율주행차에 가해질 수 있는 해킹 공격을 방어·예방하는 보안 업데이트도 제공한다. 운전자가 편리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자동차 업체들도 업데이트 정보를 클라우드(대용량 저장소)에 올리기만 하면 돼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일단 당국은 임시방편으로 규제 적용 유예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는 31일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볼보트럭, 볼보자동차, BMW 등이 신청한 자동차 전자제어장치 무선 업데이트 서비스 임시허가를 승인했다. 첨단 자동차 기술 도입을 위해 업체들은 시간이 걸리는 법 개정 대신 규제 샌드박스 문을 두드렸고 당국은 이를 받아들였다.

문제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완화 적용이 미봉책에 그친다는 점이다. 시한이 2년에 불과한 데다 동일한 서비스라 하더라도 업체별로 제각각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해 따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당초 허가받은 OTA 기술보다 더 진화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려 해도 역시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OTA 서비스 확산이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법과 기술 발전이 함께 가야 한다. 주행 중 업데이트로 사고가 날 우려가 있으면 주행 중 업데이트를 막는 식으로 규제를 시대와 기술 개발 상황에 맞춰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유주거 하우스는 영국 런던과 미국 뉴욕, 홍콩 등 해외 대도시에서 2015년경부터 등장한 주거 형태지만 국내법상 명확한 기준이 없었다. 심의위는 1인 청년가구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가구 내 침실 3개까지의 공유주거 공간 구성을 임시허가로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올 3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취임 후 가진 ‘스타트업과의 대화’에서 언급됐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각지대 재외국민 비대면 진료 서비스도 이날 사업 임시허가를 받았다.
OTA(Over-The-Air)자동차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스마트폰처럼 무선으로 할 수 있는 기술. 리콜 등을 위해 정비소를 찾지 않아도 되고 자율주행차 해킹 공격등도 방어, 예방할 수 있다.
OTA 관련 규제: 차량 무선 업데이트는 점검·정비는 안전의 이유로 장동차관리법(66조)에 따라 허가 받은 정비소에서만 가능. 다라서 무선 업데이트는 현행법상 불법.
변종국 bjk@donga.com·곽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