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까지 공개된 백신 경품 중 가장 액수가 큰 것은 미국 뉴욕주의 백신 복권이다. 최고 당첨금이 무려 500만 달러(약 55억 원)다. 주택난이 심각한 홍콩에서는 부동산 기업들이 나서서 1080만 홍콩달러(약 15억5000만 원)짜리 아파트를 백신 경품으로 내걸었다. 앞으로 백신을 맞은 덕분에 부자가 되는 사람이 나오게 된 것이다.
▷소박한 경품으로 접종을 유도하기도 한다. 인도 서부 라지코트에서는 접종을 받은 여성에게 금으로 만든 코 장식품을 제공하고, 동부 비지아나가람의 한 음식점에선 접종자에게 전통 요리 비리야니를 공짜로 대접한다. 태국에선 송아지를 경품으로 내건 지역도 있다. 미 백악관은 접종자에게 더 많은 소개팅 기회를 주는 방안을 업체들과 협의하고 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동원하는 형국이다.
▷경품 제공은 백신에 대한 신뢰 저하 등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다. UCLA 조사에서 응답자의 15%는 돈을 주면 오히려 접종하기 싫어질 것이라고 했다. 백신이 얼마나 위험하면 돈까지 줘가면서 접종을 독려하겠느냐는 이유에서다. 한번 경품을 주기 시작한 이상 추가 접종이 필요할 때마다 경품을 주지 않으면 접종률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경품은 ‘덤’일 뿐이다. 경품 유무보다는 코로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가족, 친구, 사회를 지킬 유일한 방패가 백신이라는 시민의식이 접종의 진짜 이유가 돼야 한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