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인사들에 수업받는 ‘공부왕찐천재’ 진솔한 개그-보통 부모 같은 모습에 인기
카카오TV의 웹 예능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서 홍진경이 3시간 동안 공부하는 모습을 담은 장면. 유튜브 화면 캡처
공부를 하겠다고 책상 앞에 앉았는데 거슬리는 게 너무 많다. 형광펜도 없고 연필깎이도 없다. 단어 세 개를 외우고 2분 만에 책을 덮은 홍진경(44)은 문구를 사야겠다며 집을 나선다. 문구는 물론이고 머리에 좋다는 견과류까지 산 그는 정기(精氣)를 받겠다며 서울대행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4부에 걸쳐 펼쳐진 ‘홍진경의 공부 준비’는 5월 말 현재 유튜브에서 총 480만 뷰를 기록했다. 공부 시작을 미루기 위해 갖은 핑계를 찾는 모습이 마치 자신을 보는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폭발했다.
2월 방송을 시작한 카카오TV 오리지널 웹 예능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모델 출신 방송인 홍진경이 고교 시절 연예인 활동을 시작해 공부를 못한 한을 풀기 위해 중등교육 수업을 받는 내용의 이 콘텐츠는 시작한 지 석 달 만에 구독자가 69만 명에 달한다. 홍진경의 공부 준비를 시작으로 원희룡 제주도지사, 오상진 아나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을 초청해 개그맨 남창희, 가수 MC그리와 함께 수업을 받는 과정을 담는다. 안 대표가 중학교 1학년 수학을 가르치는 콘텐츠는 조회 수가 255만 회를 넘겼다.
인기의 핵심 요인은 홍진경의 독특한 캐릭터에 있다. 기존 웹 예능에서 화제가 된 ‘네고왕’의 황광희, ‘와썹맨’의 박준형, ‘워크맨’의 장성규가 센 ‘말빨’과 높은 ‘텐션’을 앞세웠다면 홍진경은 웃기려 애쓰지 않으면서도 툭툭 내뱉는 말이 실소를 터뜨리게 한다. “라엘(딸)이가 누구에게 도움은 못 될지언정 도움을 받는 사람으로는 키우고 싶지 않다”며 딸에게 공부를 시키는 이유를 밝히는 진지한 모습도 보여준다. 이 때문에 웃음과 진정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온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