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1일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이송·기립 후 취재진들에게 현장 브리핑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1.06.01 /뉴스1
1일 오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대에 우뚝 섰다.
누리호와 발사대는 모두 국내 기술로 전 과정 설계, 제작됐다. 10월 예정인 발사에 성공하면 한국도 자력으로 발사체 보유할 능력을 갖춘 국가 대열에 오르게 된다.
이날 오전 7시5분께 누리호 인증모델(QM)은 무인이송장치(트랜스포터)에 실려 조립동을 출발했다. 인증모델은 실제 발사에 쓰이는 비행모델(FM)과 동일하게 제작돼 각종 성능·인증 시험에 쓰인다.
이후 1시간40여분의 준비작업을 거쳐 오전 10시 기립 작업이 시작됐다. 기립 작업은 이송 장치에 뉘어있는 발사체를 세우는 것이다. 15분간의 기립으로 발사체는 발사대의 엄빌리칼(umbilical) 타워 옆에 세워졌다.
이어진 현장 브리핑에서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 본부장은 “앞으로 한 달에 걸쳐서 발사대와 발사체 간의 각종 접속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라며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비행모델을 가지고 실제 발사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발사체는 Δ추진공급계 구성품 기능 점검 Δ산화제탱크 단독 충전 및 배출 Δ연료·산화제탱크 동시 충전 및 배출(1차) Δ연료·산화제탱크 동시 충전 및 배출(2차) Δ발사체 고정 장치 분리 및 엄빌리칼 분리 Δ발사체종합조립동으로 이송 등의 과정을 거친다.
고 본부장은 “그동안 발사대에 모형(mock-up)을 가지고 이송 및 기립하는 작업을 해오다가 이번에 실제 기체로 처음 해보게 됐다”며 “(발사대에) 실기체를 세워 본 것이 2013년이 마지막이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나서 우리 손으로 만든 기체를 세우는 게 감개무량하다. 갈 길이 아직 남아있지만 우리 스스로 해본 것 대해 자부심 느끼고, 앞으로 갈 길에 대한 기대감이 든다”고 소감을 밝혔다.
-완성체 처음 공개됐고, 기립 작업까지 마쳤는데 오늘 성과가 한국형 발사체 개발과정에서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발사체 단별 개발 및 시험을 진행왔다. 지난 3월에는 1단에 대한 최종 연소시험을 마무리함으로써 단별 개발을 끝냈다. 현재 발사 전 마지막 과정인 발사체와 발사대 간의 인증시험을 위해 처음으로 3단형 기체를 조립해 발사대로 이송하고 기립까지 했다. 앞으로 한 달에 걸쳐서 발사대와 발사체 간의 각종 접속시험을 시행할 계획이다. 시험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비행 기체를 가지고 실제 발사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간다. 오늘 이송 및 기립한 것은 발사체와 발사대에 접속시험이 성공적으로 시작된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시험에서 중점적으로 확인할 것은?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며 시험하게 된다. 다음에는 산화제 충전과 연료·산화제 동시 충전, 비상시를 가정한 작업, 정상 발사를 가정한 각종 분리 장치의 동작 시험을 시행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하나하나가 중요한 과정으로 정상 발사를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나로호랑 비교했을 때 어떤 점에서 기술적 진보가 있다 평가하는가?
▶나로호와 달리 한국형발사체는 국내에서 독자 설게, 개발, 시험한 것이 가장 큰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액체 로켓 엔진을 설계·제작·시험을 다 마쳤다. 발사체를 완성해서 발사에 성공하게 되면 발사체 개발의 전 과정을 우리 손으로 다 해보게 되는 것이다.
-3단 조립 후 첫 공개인데 특별히 신경 쓴 점은 무엇인가?
▶발사대를 구축하면서 실제 발사체하고 동일한 모형(mock-up)을 가지고 여러 차레 이송 연습을 했다. 실제 기체로는 처음 진행했다. 기체가 나로호 대비해서 20m가량 길이가 길고 무게도 무거워 이송과정이 만만치 않았다. 오늘 이송과정을 통해서 그동안 준비한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됐다 말할 수 있다.
-발사가 성공했을 때 앞으로의 우주개발에서의 의미는?
▶우주개발에는 발사체 위성 탐사선 등 여러 요소가 있다. 위성, 탐사선을 우주로 보내기 위해서는 발사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형 발사체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우주발사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다.
-성공 이후 향후 계획 개발사업이 궁금하다.
▶한국형발사체는 올해 10월과 2022년 5월 2차례 발사가 계획됐다. 그 이후에도 한국에서 제작된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 계획된 상태다. 개발된 발사체를 지속적으로 발사해 운영 신뢰성을 확보하고 확보한 기술을 한 단계 도약해 나갈 계획이다.
-국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국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많이 느껴왔다. 개발 일정을 연기하게 되어서 질타도 많았다. 빨리 기술을 확보해서 국민들에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손으로 모든 개발을 하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10월 발사도 어떤 시행착오를 겪을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가 늘 해왔듯이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해 나갈 때 잘 지켜봐 주시고 응원을 해주시면 좋겠다. 시작했으니 끝을 맺겠다.
(고흥=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