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보는 시각과 진단은 백인백색" "사단과 라인은 불분명한 분열 용어" "안팎의 편 가르기는 무기력만 초래"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한 오인서 수원고검장(55·사법연수원 23기)이 “안팎의 편 가르기는 냉소와 분노, 무기력을 초래할 뿐”이라며 “내부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오 고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글에서 “검찰이란 이름으로 합심해서 일하고 열린 마음으로 토론하고 격려하며 고통과 보람을 함께 나누는 동료애가 더욱 두터워 지기를 염원한다”고 전했다.
오 고검장은 그간의 검사 생활을 돌아보며 “물러터진 검사라는 핀잔을 받기도 하고 악질 검사라는 수군거림도 경험했다”며 “가치 상반되는 수구 꼴통 검사와 빨갱이 검사 소리도 각각 들어봤다”고 했다.
그는 “검찰 관련 이슈가 끊임없이 생산되면서 안팎이 늘 시끌시끌하다”며 “검찰을 보는 시각과 진단도 백인백색이고 개혁방향과 내용에 대한 의견도 다양하다. 칭찬과 비난이 손바닥 뒤집듯 한다”고 했다.
다만 오 고검장은 “불완전함과 비효율성을 내포한 채 시행 중인 수사구조 개편 법령에 이어 일각에서 추가개혁을 거론하는 현시점에서도 내부진단에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처방에 교각살우 하는 요소는 없는지 살피고 또 살펴봐 주길 바랄 뿐”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검찰이 사회의 발전과 변화에 걸맞으면서도 제도 본연의 역할을 바르고 반듯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이 완성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오 고검장은 “내부의 화합과 일치를 위해 기도하겠다. 사단과 라인은 실체가 불분명한 분열의 용어”라고 지적하며 3독, 즉 독선(獨善), 독점(獨占), 독설(毒舌)을 피하며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내놨다.
오 고검장은 그간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수사팀을 사실상 지휘했다. 지난 2019년 3월 김 전 차관 불법출금 수사외압 의혹에 문홍성 수원지검장이 연루, 직무를 회피하면서 이를 대신한 것이다.
법조계에서는 오 고검장의 사의 표명을 두고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 결재 과정이 지연되고 있는 것에 따른 ‘항의성’ 사표라는 해석도 나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