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DB
해외에서 총기 부품을 몰래 들여 와 실제 총으로 만들어 사고 판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1일 불법으로 총기를 제작·판매한 혐의(총포·도검·화약류 등 단속법 위반)로 40대 남성 A 씨를 구속했고 현역 군인 등 6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범죄 조직과 관련된 사람은 없었다. A 씨와 군인 등 3명은 총기 제작, 2명은 제작·판매, 나머지 2명은 총기를 산 혐의를 받고 있다.
첩보를 받아 추적하던 경찰은 이들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급습해 권총 5정, 소총 1정, 모의 총기 26정, 실탄 등 불법총기류 138점을 압수했다.
이들이 만든 총의 성능은 위력적이었다. 일부 총은 격발 시 7㎜ 합판 7장을 뚫었고, 한 줄로 세워둔 맥주캔 4개를 산산조각 낼 정도의 파괴력을 보였다. 이렇게 제작된 총기 중 3정은 올해 초 1정 당 약 300만 원에 팔렸다. 붙잡힌 구매자 2명은 “평소 총에 대한 호기심이 있었다”, “호신용으로 샀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 등이 만든 총은 일명 ‘유령총(고스트건)‘이라 불린다. 고스트건은 부품을 따로 사서 만든 총기를 뜻하며 총의 성능을 갖추고 있지만 총기 번호는 없다. 미국 정부는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서류와 면허 등 절차를 만들어 총기를 관리하는데, 사용자가 직접 총기 부품을 결합해 만드는 사제총인 고스트건의 추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07년 4월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재미교포 조승희 씨가 자신을 포함해 33명을 죽이고, 29명을 다치게 했던 총기 살인 테러에도 고스트건이 사용됐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고스트건 적발을 총기규제의 1호 목표로 지목했다.
경찰은 이들이 통관한 물품 목록을 모두 파악해 밀반입한 총기부품으로 제작한 불법 총기를 모두 압수했다. 또 통관 절차에서 걸러지지 않는 총기부품 목록과 이들의 범행수법 등 관련 정보를 관세청에 모두 제공하고, 유사 범행을 막기 위해 수입통관 절차 개선을 요청했다.
부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