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이 1일 “2분기(4~6월) 물가가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정부는 물가 상승세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지만 소비자 물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주재하며 “유가와 농축수산물 등 공급 측 요인에 작년의 낮은 물가에 따른 기저효과가 더해져 2분기(4~6월) 물가가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하지만 “연간 기준으로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하반기(7~12월)부터 기저효과가 완화되고 농축수산물과 국제 원자재의 수급 여건이 개선될 것이란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날 이 차관의 발언은 5월 소비자물가 발표를 하루 앞두고 미리 시장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올 4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에 비해 2.3% 올라 3년8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컸다. 4월에 이어 5월에도 오름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같은 달 대비 0.3% 하락해 8개월 만에 마이너스(―)였기 때문에 올 5월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기저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원자재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어서 소비자 물가가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정부는 2일 물가 안정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시장에서는 국내 경기 회복이 빨라지면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팔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5, 6월 소비자물가가 일시적이나마 3%를 웃돌 것이란 관측까지 나온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국내 시장 수요가 빠르게 회복돼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2%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