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있는 작가 선호하는 출판계, 신인 작가가 종이책 내기 어려워 생활고로 장편 공모전 응모하거나 정부 창작지원 사업에 다수 몰려 은행나무 출판사, 첫 책 지원사업
신인 작가 이소정 씨(43·여)는 지난해 등단 후에도 여러 문학 공모전을 준비하고 있다. 일간지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당선됐지만 어느 출판사로부터도 출판 제의를 받지 못해서다. 등단 후 작품 활동은 계간지와 온라인 문학잡지에 두 편의 단편소설을 기고한 게 전부다. 이 씨는 “널리 알려진 출판사에서 첫 책을 내는 일은 힘들다”며 “문단에서 이름을 한 번이라도 더 각인시켜야 출판 기회가 온다는 조언을 들어 요즘은 장편소설 공모전에도 응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책 읽는 이들이 늘었지만 신인 작가들이 설 무대는 좁다. 출판시장에서 유명 작가 선호 현상이 여전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신춘문예 중편소설 부문에 당선된 이서안 작가(58)는 “작은 계간지에 몇 편의 글을 기고했지만 아직 책을 내지 못했다. 장편소설 공모전 당선자가 아니면 신인이 책을 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강연이나 행사가 무산된 신인 작가들은 경제적 위기를 겪기도 한다. 생활비를 벌 방도가 없어 정부가 지원하는 각종 사업에 응모하는 경우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운영하는 ‘아르코 청년예술가 지원사업’ 문학 분야 경쟁률은 지난해 3.5 대 1에서 올해 8.3 대 1로 높아졌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면 1인당 900만 원이 지원된다. 문예위 담당자는 “올해 경쟁률이 높아진 데에는 코로나 영향도 있다. 지난해 신춘문예나 공모전에 당선된 작가들도 창작 지원을 받기 위해 다수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