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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처럼 온라인 카페-커뮤니티서도 혁신 일으킬것”

입력 | 2021-06-03 03:00:00

‘호갱노노’ 이어 ‘카페노노’ 서비스 준비중인 심상민 대표



인터넷 카페·커뮤니티 플랫폼 ‘카페노노’의 심상민 대표가 경기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부동산 앱 ‘호갱노노’를 성공시킨 뒤 최근 재창업에 뛰어든 그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혁신을 시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남=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부동산 소비자들이 ‘호갱’(호구 고객)이 되지 않게 도왔듯 인터넷 카페·커뮤니티에서도 혁신을 일으켜 보고 싶습니다.”

아파트 정보 제공 애플리케이션(앱) ‘호갱노노’ 창업자인 심상민 대표(38)가 재창업에 나섰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심 대표는 올해 4월 말 인터넷 카페·커뮤니티 플랫폼 ‘카페노노’를 설립하고, 연내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시 판교 사무실에서 만난 심 대표는 “팀원 15명과 회사를 나와 사업을 시작했는데, 호갱노노 창업 때처럼 떨리고 걱정도 많다”며 웃었다.

심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서 ‘스타 개발자’로 꼽힌다. 대학을 나오진 않았지만 실력을 인정받아 SK C&C, 네이버, 카카오 등을 거치며 개발자의 길을 걸었다. 2014년 ‘글로벌 가구 브랜드 이케아가 한국에서 유독 비싸다’는 뉴스를 보고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고 전 세계 이케아 사이트의 제품 정보를 모아 가격을 비교해 주목받았다. 심 대표는 “이때부터 ‘정보 불균형’과 ‘정보 접근 편의성’에 관심을 갖고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했다.

그는 2015년 8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와 각종 부동산 정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 ‘호갱노노’를 선보였다. 그는 “초기엔 투자를 받지 못해 회사를 나가겠다는 직원들에게 월급 대신 컴퓨터를 줄 정도로 힘들었는데, 누군가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면 꼭 성공한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했다. 이후 사용자 친화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UI), 사용자경험(UX)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월이용자(MAU)가 400만 명을 넘기도 했다. 호갱노노는 2018년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230억 원에 매각됐다. 매각 이후에도 최근까지 독립적으로 운영하다가 올해 4월 직방과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심 대표와 팀원들이 회사를 나오게 됐다. 이번 도전은 인터넷 카페·커뮤니티다. 심 대표는 “새 명함을 보고 커피전문점 창업했느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며 느꼈던 소소한 불편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기존 카페·커뮤니티 정보를 한데 모은 콘텐츠 플랫폼이 목표다. 심 대표는 “커뮤니티를 이용하려면 회원 가입, 가입 승인과 등급 상향 등을 거쳐야 해 불편한 점이 많다”며 “카페 규모가 커져도 정보 분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가 많고 가입하지 않으면 정보 접근이 제한적인 점도 아쉽다”고 했다.

구체적인 서비스는 나오지 않았지만 △콘텐츠 공개·공유 △사용자 평가 기반 △주제별 분류 등을 큰 틀로 잡고 있다. 심 대표는 “호갱노노를 업계 1위로 끌어올렸던 뛰어난 UI·UX가 카페노노에도 적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 대표를 포함한 카페노노의 창업 멤버 16명 중 11명이 개발자다.

그는 국내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들이 트래픽 확장에만 집중하고 회원들에 대한 사후 서비스는 부족한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호갱노노가 실거래가, 갭 가격, 대출 한도, 중개 수수료 등 흩어져 있는 정보를 보기 쉽게 제공한 것처럼 온라인 콘텐츠 시장에서도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고 편의성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성남=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