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과 다른 의견 이야기하는 사람도 선한 사람"

국민의힘 당권 도전에 나선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3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문을 거론하며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오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영입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도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기존 입장을 견지했다.
대신 이 후보는 미국 유학시절인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시 상원의원 신분으로 존 케리 대선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던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연설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오바마가 외친 통합의 시발점은 관대함이다. 그리고 통합의 완성은 내가 가진 것을 나눌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며 “많은 당권주자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통합을 이야기하지만 그 두 글자를 계속 외친다고 통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내 생각과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선한 사람이고, 애국자라는 것을 입 밖으로 내어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저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저는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저는 제 손으로 만드는데 일조한 박근혜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 것을 비판하고, 통치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제가 탄핵에 관한 이야기를 굳이 꺼내 드는 이유는 세상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이준석의 이런 생각을 대구 경북이 품어주실 수 있다면, 우리 사이에서는 다시는 배신과 복수라는 무서운 단어가 통용되지 않을 것이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며, 더 큰 덩어리에 합류하여 문재인 정부에 맞서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당 대표로 직을 수행하는 동안 공적인 영역에서는 사면론 등을 꺼낼 생각이 없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어차피 사면은 본인의 판단에 따라 결정하실 분이고 저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인 공격의 빌미를 줄 생각이 없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저의 사사로운 고마움은 다른 방식으로 갚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 당원들을 향해 “여러분도 탄핵에 대한 각자의 다른 생각과 공존하실 수 있다면, 우리 당의 대선 경선에 참여할 많은 주자의 다양한 생각을 인정해주시고 그들을 과거 속에 묶어두지 말아 주시라”며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공존의 가치를 인정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를 부탁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