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한 남성이 자신의 여동생이 휴대전화를 ‘방해금지 모드’로 해놓는 바람에 출산하는 아내 곁을 지키지 못했다며 절규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미러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 올라온 한 남성 A 씨의 사연을 전했다.
A 씨에겐 아버지가 다른 이부(異父) 여동생 B 씨가 있다. A 씨는 한 달 전 동생 B 씨가 19년 만에 친아버지를 만나는 자리에 동행하게 됐고, B 씨는 오빠 A 씨의 휴대전화로 지도를 보며 30분 거리에 있는 호텔로 안내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임신 중이었던 A 씨의 아내가 갑자기 진통이 시작돼 남편에게 연락했지만 A 씨는 받지 못했다. A 씨의 장모까지 나서 갖은 연락을 시도했지만 방해금지 모드가 설정된 A 씨의 휴대폰은 묵묵부답이었다.
결국 A 씨의 아내는 남편 없이 아이를 출산했고, A 씨는 한 시간 반이나 지나고 나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됐다. B 씨의 아버지를 만나 점심까지 먹고 헤어진 뒤에야 휴대폰을 확인한 것이다. 휴대폰에는 아내와 장모로부터 수십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었다.
A 씨는 아내가 있는 병원으로 향하는 내내 동생 B 씨에게 고함을 지르며 화를 냈다. 동생 B 씨는 “너무 긴장돼서 그랬다”며 잘못을 빌었다. 그러나 A 씨는 출산하는 아내 곁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과 첫째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결국 이날 A 씨는 병원 가는 길에 B 씨를 내리게 한 뒤 택시를 태워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난 지 4주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는 동생이 조카를 만나는 걸 허락하지 않고 있다. A 씨는 “가족들이 동생을 용서하라고 하지만 난 아직 화가 풀리지 않았다. 이런 내가 이상한가?”라고 레딧에 밝혔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