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 TK 합동연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3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주먹을 쥔 채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구경북 당원 수는 9만6490명으로 전체 당원 유권자 32만8889명의 3분의 1에 가깝다. 왼쪽부터 이준석 전 최고위원, 조경태 의원, 나경원 전 의원, 주호영 의원, 홍문표 의원. 대구=뉴시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3일 당의 텃밭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인 대구에서의 합동연설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리더십이 그립다”며 지역 표심을 자극했고 대구경북 출신의 주호영 의원은 “언제까지 분열돼 (정권을 넘겨줘) 신탁통치를 받아야 하느냐”라고 했다.
○ 이준석 TK서 ‘탄핵 인정’ 승부수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을 배척하지 못해 국정 농단에 이르는 사태가 발생하게 됐고, 통치 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하다”고 말했다. 대구에서의 ‘탄핵 정당’ 선언을 통해 ‘보수 개혁’을 강조하는 승부수를 꺼낸 것.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 뒤 탈당한 바 있다. 이어 이 전 최고위원은 ‘유승민계 논란’을 의식한 듯 “이런 생각을 대구경북이 품어줄 수 있다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지휘했으나 문재인 정부의 부패와 당당히 맞섰던 검사는 위축되지 않을 것”이라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거론했다.
대구가 지역구인 주호영 의원은 “(대구경북이) 언제까지 뿔뿔이 흩어져 신탁통치 받을 것이냐.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며 “우리가 힘이 없는 게 아니라 힘을 모으지 않기 때문에 문제”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대구경북 출신의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을 거론하면서 “제가 대선후보를 접고 당 대표로 나온 것은 두 분에게 방해가 되지 않기 위해서”라며 “제발 제대로 해서 이번에는 자존심을 살려달라”고 했다.
홍문표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문제는 대통령이 결심할 사안으로 즉각 사면해야 한다”고 했고 조경태 의원은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살게 된 것은 새마을운동 덕분이다. 제2의 새마을운동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한편 주 의원은 자신이 사퇴하고 나 전 의원과 사실상 단일화를 할 것이라는 당 일각의 전망에 대해 선 긋기에 나섰다. 그는 나 전 의원을 향해 “본인 재판부터 해결하는 게 우선 아니냐”며 “매번 재판 받으러 다니는 당 대표가 어떻게 치열한 대선 경선을 관리하고 대선을 이길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 윤석열 입당론 일제히 반색
최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과 관련해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본인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놨다. 당 밖 주자들과 관계없는 대선 경선 일정 원칙을 강조했던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당 경선버스에) 타고 싶은 사람들이 알아서 탈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제가 말했던 것이 사실에 가깝고 옳다는 것을 증명하는 그런 사례가 아닌가 싶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