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아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 씨(22)가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김 씨는 숨진 여아 A 양의 친모로 알려졌으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진행한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A 양의 친언니로 밝혀졌다. 김 씨의 모친인 석모 씨(49)가 A 양의 친모로 드러났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합의부(부장판사 이윤호)는 4일 살인 및 아동복지법, 아동수당법, 영유아보육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 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160시간과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도 명령했다. 다만, 전자발찌 부착 청구는 기각했다.
이어 “모든 아동은 완전하고 조화로운 인격발달을 위해 안정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랄 권리가 있고 모든 형태의 학대와 폭력, 방임으로부터 지켜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생명은 한번 잃으면 끝이고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귀중한 가치이다”며 “홀로 방치된 어린 피해자가 죽음에 이를 때까지 장시간 겪었을 외로움 배고픔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도 안 된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 범행 후 정황을 고려하면 피고인 엄벌에 처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초 빈집에 A 양을 방치해 같은 달 중순경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 2월 구속기소 됐다.
검찰은 지난달 7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생후 29개월 어린아이가 무더운 여름날 물 한 모금 먹지 못해 사망했다.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받았을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한, 아동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과 전자발찌 부착 20년 명령도 청구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