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동 당시 보디캠 영상. 운전석에는 9살 소녀가, 조수석에는 4살 여아가 타고 있었다. 웨스트밸리 경찰 제공
미국의 9세 소녀가 새벽에 부모 몰래 4살짜리 여동생을 차에 태우고 운전하다 사고를 냈다.
3일(현지시간) 미국 CNN, NBC 방송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5시경 미국 유타주 웨스트밸리시티의 201번 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대형트럭과 정면충돌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승용차 운전석에 앉아있는 9살짜리 소녀와 조수석에 앉아있는 4세 여아를 보고 깜짝 놀랐다. 경찰이 공개한 당시 보디캠 영상을 보면 한 경찰관은 “저 아이가 운전했다고?”라고 동료에게 되묻기도 한다. 차에는 이들 자매 외엔 아무도 없었다.
자매가 탄 승용차과 세미트럭이 정면충돌한 모습. KUTV 갈무리
이들이 타고 있던 자동차는 심하게 손상됐고 트럭도 견인 처리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은 “고맙게도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자매가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는 걸 기억한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자매가 ‘모험’을 떠난 이유도 밝혀졌다. 이들은 경찰관에게 “바다에서 수영하고 싶어서 캘리포니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유타주 웨스트요르단 지역에 위치한 자매의 집에서 캘리포니아주의 해변까지 거리는 700마일(약 1100㎞)이 넘는다.
자매의 부모는 이른 아침 경찰이 전화할 때까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했다. 경찰은 “부모가 아이를 학대하거나 방임한 흔적이 없고 자매가 이러한 계획을 꾸미는지도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부모는 “항상 아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차키를 둔다”며 “아이들이 캘리포니아 여행을 몹시 가고 싶어 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