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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신화 KAIST 선배들, 모교에 110억 기부

입력 | 2021-06-05 03:00:00

‘배틀그라운드’ 게임업체 크래프톤
전현직 11명 55억에 회사 55억 더해
“미래 SW인재 육성” 동문 잇단 기부



4일 대전 KAIST에서 열린 크래프톤 기부 약정식에서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이광형 총장(왼쪽에서 네 번째) 등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참석하지 못한 기부자들은 온라인 화상으로 기쁨을 같이했다. KAIST 제공


배틀그라운드 등 유명 게임을 만든 ㈜크래프톤과 이 회사의 KAIST 전산학부 출신 전·현직 직원 11명이 ‘미래 소프트웨어 인재 육성에 써 달라’며 KAIST에 110억 원을 기부했다.

발전기금 약정식은 4일 오후 KAIST 대전 본원에서 이광형 총장과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는 “KAIST 졸업생들이 회사가 성장하는 데 많은 역할을 했다”며 “기부를 통해 좋은 개발자를 키워낼 수 있다면 회사는 물론이고 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부 배경을 밝혔다.

기부는 전산학부 졸업생인 장병규 의장이 지난해 1월 100억 원의 발전기금을 쾌척하면서 “동문의 적극적인 기부를 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뒤부터 시작됐다.

처음 4명이 기부 의사를 밝혔다가 퇴직자까지 11명으로 늘면서 기부액이 55억 원이 됐다. 동문 2명은 익명으로 참여했다. 회사가 같은 액수의 출연금을 ‘일대일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방식으로 내놓으면서 기부금은 110억 원이 됐다. 기부에 동참한 신승우 동문(92학번)은 “모교에 대한 고마움을 후배들에게 돌려주자는 제안에 마음이 움직였다”고 말했다.

류성중 동문(97학번)은 “기부를 통해 즐거웠던 학창 시절의 기억이 되살아났다”며 “전산학부 후배들이 크게 늘어 건물 증축이 필요하다는데 그 문제가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월에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준 대표가 “도움을 준 사람에게 다시 갚는 ‘페이백(Pay Back)’보다 다음 세대를 위해 사용하는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가 중요하다”며 1억 원을 기부했다. 김 대표도 전산학부를 나왔다.

KAIST는 “기부 동문들이 원하는 대로 기부금을 전산학부 건물 증축에 사용하겠다”며 “학생 연구실과 코딩·프로젝트 실습실, 사회 환원 교육 프로그램 공간, 크래프톤 선배들의 멘토링 공간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