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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전국민지원금 반대한 홍남기, 정말 직 걸고 막는지 볼 것

입력 | 2021-06-05 00:00:00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어제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공식화했다. 편성 방침과 재원 마련 방식을 보면 맞춤형 선별 지원 방침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피해 계층 집중 지원”과 “적자국채 발행 없는 추가 세수 활용”을 강조했다. 올해 예상 추가 세수는 17조 원 정도다.

여당은 ‘전 국민 지원’을 반드시 포함시키겠다는 입장이어서 당정 협의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송영길 대표는 2일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민심을 잘 헤아리겠다”고 했고, 윤호중 원내대표는 다음 날 “올여름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제를 도입하겠다”며 한발 더 나아갔다. 여당에선 보편 지원금으로 1인당 30만∼50만 원을 주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비슷한 규모로 선별 지원도 동시에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당이 추진하는 총 재난지원금 규모가 3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추산도 나온다.

여당은 보편 지원의 명분으로 내수 진작을 내세우지만 작년 1차 재난지원금의 소비 진작 효과는 미미했다. 100만 원을 받은 가구가 26만∼36만 원만 쓰고 나머진 저축했다는 것이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이다. 국가채무의 빠른 증가도 심각하다. 올해 3월 1차 추경을 반영한 국가채무는 965조9000억 원으로, 현 정부 출범 4년 만에 300조 원이나 늘어났다. 이 같은 재정 여건과 효율성을 감안하면 보편 지원보다는 선별 지원이 바람직하다.

문제는 홍 부총리가 여당에 밀리지 않고 나라곳간을 지켜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홍 부총리는 작년 4·15총선 직전 1차 논의 때 소득 하위 50%만 지급하자고 주장하다가 결국 전 국민 지급에 동의하는 등 지원금의 지급 방식과 규모를 놓고 여당, 청와대에 밀리는 행태를 반복해 ‘홍두사미’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통화정책의 긴축 가능성도 거론되는 시점이다. 이런 때 재정을 크게 확대하는 것은 위험성이 크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해 온 홍 부총리는 직을 걸고 선별 지원 소신을 지켜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