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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밑줄 긋기]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입력
|
2021-06-05 03:00:00
헤르만 헤세 지음, 안인희 옮김·창비
마을에서 호수까지 작은 길이 나 있다. 보행로이자 염소들의 길. 나는 그 길을 자주 걷는데 여름철에는
수백 번 이상, 겨울에도 이따금 간다. (중략) 6월이면 이곳은 온통 월귤나무로 가득하고,
이 나무들을 모두 베어낸 너른 빈터에서는 햇빛이 비치는 날이면 일 년 내내 월귤나무와
에리카의 향기가 은은히 배어난다. 늦여름이면 이곳에서 수많은 색깔의 나비들이 날아다닌다.
헤르만 헤세가 나무와 삶에 대해 써내려간 시와 에세이 모음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