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공석인 금융감독원장 자리를 놓고 원승연 명지대 경영학과 교수와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교수 출신 원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다.
3일 국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에 차기 금감원장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금융위원장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지난달 7일 윤석헌 전 금감원장이 퇴임한 뒤 한 달 가까이 금감원장 자리는 공석인 상태다.
현재 금감원 자본시장부문 부원장을 지낸 원 교수와 이 교수가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가운데 원 교수에게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관계자는 “당초 이 교수가 금감원장 1순위 후보에 올랐지만 인선 막바지에 시민단체 등의 요구로 원 교수가 더 근접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 교수는 2017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2년 7개월간 금감원에 몸담아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장하성 주중 대사와 김상조 전 대통령정책실장 등 정권 주요 인사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원장 시절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사건을 금융위와 상의 없이 언론에 공개한 데다 늑장 대응으로 사모펀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원 교수는 윤 전 원장만큼 강성 기조여서 금융위와 벌어진 틈을 좁히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경제학을 전공한 변호사 출신의 금융전문 법학자다. 2015년부터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과거 언론 기고 등을 통해 “(금감원의) 금융감독 관련 업무 중 각종 검사, 조사, 제재 등 업무는 (법적으로) 정당성이 취약하다”고 밝혔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조직의 정체성과 배치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