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검장으로 승진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정권에 잘 보여서 그런 게 아니다.”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에 대한 안양지청의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지난달 12일 기소된 이후 이 같은 취지의 말을 후배 검사와 지인들에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은 피고인 신분이 된 후에도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서울중앙지검의 현안 보고를 계속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중간 간부들과는 식사 자리를 이어갔으며, 사의를 표명하지 않고 직을 이어가는 이유를 비롯해 살아온 나날을 담담히 설명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자신을 상대로 ‘친정권 검사’라고 쏟아지는 여론의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비쳤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의 변호인 측 인사와 오랜 만에 연락 했는데 검찰 기소의 부당성을 강하게 주장하더라”고 전했다.
여권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로 양극단으로 쪼개진 검찰 내부에서는 ‘생계형 정치검사’라는 신조어까지 써가며 상대편을 비판하는 분위기다. 앞서 ‘정치 검사’가 특정한 정치적 정파성을 띤 채 사건을 처리하는 검사들을 지적하는 표현이었다면, ‘생계형 정치검사’는 특별한 정치적 성향이나 소신보다는 보직이나 승진 여부에 따라 사건 자체를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직을 던지는 검사도 줄어든 상황에서 생겨난 자조적 표현 같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완전히 갈라진 검사들이 반대파를 비판하는 반감을 직설적으로 드러낸 신조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