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친환경’ MZ세대 등 고려 대용량 커피 포장에 종이손잡이… 과일용기엔 재생페트 50% 섞어 친환경 소재 사업으로 보폭 넓혀
동서식품 커피믹스에 적용된 종이 손잡이,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한 이마트의 토마토 팩(위쪽부터). 이처럼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하려는 ‘탈(脫)플라스틱’ 움직임이 식품업계에도 번지고 있다. 동서식품·이마트 제공
친환경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식품업계도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탈(脫)플라스틱 포장재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동서식품은 이달부터 맥심 커피믹스 대규격 제품에 종이 손잡이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중 210개입, 220개입, 400개입 등 3가지 규격에 먼저 적용하되 올해 말까지 다른 대규격 제품까지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모든 제품을 종이 손잡이로 교체하면 매년 200t 이상의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생 플라스틱 도입도 활발하다. 이마트는 1일부터 과일과 채소를 포장하는 플라스틱 용기를 재생 페트(PET)가 50% 섞인 재생 플라스틱 용기로 바꾸기로 했다. 채소 팩 포장은 현재 27%가량을 재생 플라스틱 용기로 바꾼 상태인데 앞으로 재생 페트 사용 비중을 5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푸드 역시 최근 냉동 가정간편식(HMR) 패키지에 재생 페트를 사용한 필름을 쓰겠다고 밝혔다.
식품 기업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탈플라스틱 움직임에 동참하는 것은 환경과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친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가 크게 높아졌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들은 환경을 고려한 가치소비를 하는 것을 넘어 기업들에 친환경 행보를 적극적으로 요구한다”며 “이에 발맞추기 위해 기업들이 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소비자들은 친환경 관련 이슈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제품 출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 CJ제일제당에 ‘뚜껑 반납하기 운동’을 벌여서 실제 뚜껑 없는 스팸 선물세트 출시를 이끌어냈다. 매일유업 역시 소비자들의 ‘빨대 반납 운동’에 응답해 빨대를 제거한 요구르트와 우유를 출시했고 최근엔 우유 2개입 비닐포장을 종이띠로 바꿨다.
기업들의 친환경 행보는 기업 이미지 상승에 그치지 않고 수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롯데칠성음료가 올 1월 업계 최초로 출시한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8.0 ECO’는 올 1분기(1∼3월) 기준 판매량이 500%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한 제품이 입소문이 나 판매량이 늘기도 한다”며 “환경 보전뿐 아니라 마케팅과 매출 증대 효과도 있는 만큼 친환경 소재 열풍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