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市‘10대 백신 접종 파티’ 현장 가보니] 부모와 함께 오면 예약없이 OK… 공짜 음식-아이스크림도 나눠줘 美 9월학기 100% 등교수업 목표, 성인 접종 지체… 10대 접종이 관건
5일 오후 미국 뉴욕 잭슨하이츠의 한 공원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모바일 백신 버스’(오른쪽)에서 화이자 백신을 맞고 나온 사람들을 관찰하고 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가족 단위 나들이객이 몰린 이 행사는 뉴욕시 당국이 주최한 ‘유소년 백신 주간’(Youth Vax Week)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백신 접종 파티’. 12~15세의 자녀가 부모를 동반하면, 예약 없이 현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수 있는 행사다.
이날 아버지와 함께 이곳을 방문해 화이자 백신 주사를 맞은 나플 뉴힌 군(13)은 “백신을 맞고 여러 곳을 더 안전하게 다니고 싶어서 왔다”며 “아직 주변에 백신을 맞은 친구가 한두 명 밖에 없는데, 다른 친구들에게 접종을 권하겠다”고 말했다. 12, 14, 17세 남매를 모두 데리고 이곳에 온 중년 여성 엘리자베스는 “아이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해주기 위해 백신을 접종시켰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은 각자 학교에서 이번 행사에 대한 공지문을 사전에 받았다.
15세 이하에 대한 접종이 이처럼 막 시작한 단계인데도 당국이 벌써부터 급하게 시동을 거는 것은 성인에 대한 접종에서 더 이상 속도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독립기념일(7월 4일)까지 성인의 70%에 최소한 1회 백신을 맞히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지만 현재 접종률은 63% 가량으로 지금의 추세라면 달성이 쉽지 않다. 사실상 어른들 중에서는 백신을 맞고 싶은 사람은 이미 다 맞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존에는 코로나19에 강한 것으로 인식돼 온 미성년자들이 실제로는 바이러스에 상당히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를 보면 올 1분기 코로나19로 병원에 입원한 12~17세 환자 중 3분의 1가량이 중환자실 치료를 받았고 5%는 인공호흡기가 필요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로셸 월런스키 CDC 국장은 4일 성명에서 “병원에 입원한 유소년 환자의 숫자에 깊이 우려한다”며 “부모와 친지들이 10대들의 예방 접종을 독려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일부 부모들은 반대로 10대 자녀의 접종을 가로막고 있다. 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의 폴 오핏 박사는 CBS방송에 “백신이 안전하다는 것을 부모들에게 설득하는 것이 큰 장애물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