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홍중식 기자 free7402@donga.com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국민의힘 윤희숙 의원이 7일 기본소득을 두고 또 맞붙었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설렁탕집 욕하려면 설렁탕전문 간판부터 내리시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기본소득을 설렁탕으로 비유, 국민의힘을 설렁탕전문 간판을 내건 설렁탕집으로 표현했다.
이 지사는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다’는 것은 기본소득당도 더불어민주당도 아닌 국민의힘 정강정책 1조 1호”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간판은 설렁탕집인데 파는 건 돼지국밥이라 손님들이 혼란스럽다”며 “보이는 것과 실체, 말과 행동이 다르면 정치 불신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또 국민의힘을 향해 “장사 잘되는 원조설렁탕집 부러워 코앞에 ‘설렁탕전문’집 낸 건 이해하는데, 돼지국밥 팔면서 설렁탕 비난하려면 ‘설렁탕전문’ 간판부터 먼저 내리는 게 예의 아니겠느냐”고 물었다. 국민의힘 정강정책에서 기본소득을 빼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지사님, 남의 집 간판 노려볼 시간이 있으시면 프리마(커피 크림) 안 풀고 설렁탕 육수 제대로 낼 궁리나 하시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 지사의 정책이 미흡하다고 비꼬았다.
윤 의원은 “국민의힘 정강정책의 기본소득은 이 지사의 보편기본소득처럼 모든 국민에게 똑같은 액수를 나눠주자는 뜻이 아니다”라며 “국민의힘 기본소득은 ‘모든 국민이 기본적인 삶의 존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선 경선을 거치며 이들의 생각이 버려지고 합쳐져 더 근사한 기본소득안이 나올 공산도 높다”며 “그러니 지사님께서는 횡설수설로 밑장 빼는 걸 가리는 건 이제 그만하시고, 본인의 생각이 뭔지 조용히 들여다보시고 정리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한편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공정소득을 비판한 이 지사가 공정소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은 “공정소득은 소득이 많은 사람들에게 거둔 세금으로 저소득층, 빈곤층에게 보조금을 드려 양극화, 불평등을 치유하자는 것”이라며 “이 지사의 기본소득보다 나의 공정소득이 양극화 불평등 해소에 더 도움이 되고, 더 서민을 위하고, 더 공정한 정책”이라고 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