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억 규모 발전기-유지 서비스 가스터빈-차세대 원전도 기대감
두산중공업이 제주도의 국내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에 기자재를 공급한다. 대형 원자력발전소 사업이 주춤하고 재무구조가 악화되면서 한때 위기에 몰렸지만 발전소 기자재 공급 및 유지보수, 가스터빈과 수소, 차세대 소형 원전(SMR)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7일 두산중공업은 한국전력기술과 100MW(메가와트) 규모의 제주 한림해상풍력 기자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산중공업은 5.56MW급 해상풍력 발전기 18기를 공급한다. 1900억 원 규모 계약으로 풍력 발전기 제작·납품 및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수주로 미래 신성장동력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 이번에 공급하는 해상풍력 발전기는 블레이드(발전기 날개) 길이가 68m에 이르는 대형 제품이다. 최대 초속 70m의 강한 태풍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아직 글로벌 풍력 시장에서 후발주자이지만 세계적 업체들만 보유한 8MW급 모델을 상용화해 국내 수주 실적을 쌓으면 글로벌 시장 수주도 노려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1분기(1∼3월) 두산중공업은 영업이익 3721억 원, 당기순이익 2481억 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당기순손실 3714억 원, 2020년 연간 당기순손실이 8384억 원에 이르며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던 회사가 고비를 넘겼다. 특히 두산중공업의 일감 확보 지표라 할 수 있는 올 1분기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84.1% 늘어난 1조3218억 원을 달성하며 향후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 수주 목표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많은 8조6500억 원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해수담수화 플랜트 사업 등에서 성과가 났다. 수주가 확실한 프로젝트도 3조 원에 달하고 발전 및 기자재 사업 수주도 있어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앞으로는 풍력, 가스터빈, 수소 등 친환경 발전 수주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