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원 30만명에 이준석 비방 문자”… 계파논란 공격받던 이준석, 중진에 역공
나경원-주호영 “우린 아니다” 반박
이준석 “나경원의 윤석열 배제론 발언, 망상”
나경원 “유례없는 모욕… 막말 자제를”, 경쟁가열속 당원투표율 첫날 25.8%

국민의힘 선관위 “명부 유출의혹, 결론 못내” 국민의힘 황우여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과 정양석 준비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비공개 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 선거전에서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이 불거지면서 후보들 간 설전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에서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이 불거져 후보들 간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등 진흙탕 싸움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처벌을 받을 사안”이라며 당 선거관리위원회의 진상 규명과 윤리위원회 회부를 촉구했고, 나경원 전 의원과 주호영 의원 측은 “명부를 유출하지 않았다”며 진화에 나섰다. 당내에선 ‘유승민계’ 논란으로 공격받던 이 전 최고위원이 이 사건을 ‘중진들의 구태정치’ 프레임으로 대대적인 공세를 취하면서 선거전 막판의 공수가 뒤바뀌고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 당원 명부 유출 의혹으로 공수 전환
이 전 최고위원은 7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 측에서 (당원) 명부가 유출돼 보수단체에 있는 개인이 30만 명 넘는 당원한테 문자를 뿌린 정황이 발견됐다”며 “노골적인 이준석 비방 내용이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떻게 당원의 개인정보를 특정 캠프에서 보수단체 측에 넘길 수 있느냐”며 “심각한 문제다. 개인정보보호법으로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전날 나 전 의원이 “아무 근거 없이 음모론을 펴고 있다”고 공격하자 “나 후보만 발끈하는 것이 의아하다”며 나 전 의원을 겨냥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선관위는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당원 명부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하지만 비방 문자를 돌린 당사자가 전화를 받지 않고 잠적해 사실관계를 규명하지 못했다. 당 선관위가 강제 수사권도 없는 상황이라 누가 유출했는지를 두고 선거전 막판까지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윤석열 배제론’으로 “망상” vs “모욕”

8일까지 당원 대상 투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당원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모바일 투표를 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망상 운운한 사실은 굉장히 모욕적인 발언이다. 정치를 오래했지만 이렇게 모욕적인 발언은 참 유례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열린 TV토론에서도 나 전 의원은 “이 전 최고위원의 말이 좀 거칠다. 앞으로 당대표가 되면 막말 등의 언행을 자제할 생각이 있나”라고 묻자, 이 전 최고위원은 “망상이 어떻게 막말이냐. 후배에게 막말 프레임 씌우는 것이 얼마나 저열한 정치인지 지적할 필요도 없다”라고 받아치며 감정싸움으로까지 불거졌다.
국민의힘은 7일부터 이틀간 책임당원 등 선거인단 32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당 지도부 선출 투표에 들어갔다. 30%가 반영되는 국민여론조사는 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며 당원 투표(70%)와 합산한 최종 결과는 11일 오전 발표된다. 7일 당원 투표율은 25.83%로 집계돼 “역대급 투표율이 나올 수 있다”는 반응도 나왔다. 최근 10년간 가장 투표율이 높았던 건 새누리당 시절 김무성-서청원 양강 구도가 형성됐던 2014년 7·14 전대의 31.7%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