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고령층 접종 7월로 미뤄질듯
8일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의 한 보건소는 관내 의료기관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부족해 추가 배송 계획이 미정”이라며 “백신 보유량보다 예약 인원이 많은 의료기관은 일자 변경 또는 예약 취소를 해 달라”고 공지했다. 다른 서울의 보건소 역시 “보건소도 (백신이) 바닥난 상태라 추가 공급이 힘들다. 보건소로 찾아와도 공급이 안 되니 이해 바란다”고 안내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은 예견된 상황이다. 비축한 백신 물량보다 예약 인원이 많은 탓이다. 김기남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반장은 8일 “약 50만 회분이 백신 대비해서 많이 예약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접종 마감인 19일까지 60~74세 고령층 예약자는 약 431만 명. 여기에 요양병원 종사자 등 이달 말까지 접종이 예정된 기존 대상자들도 계속 백신을 맞고 있다. 실제 7일에도 고령층을 제외하고 약 10만 명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다. 반면 남아 있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약 453만 회분이다.
한 보건소가 관내 위탁의료기관에 보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족 관련 e메일의 일부.
현장 보건소와 의료기관은 ‘마른 수건 짜기’에 나섰다. 서울의 한 보건소는 관내 의료기관에 “10일부터 발생하는 잔여 백신을 14~19일 예약자에게 미리 접종하라”고 안내했다. 일종의 ‘돌려 막기’인 셈이다. 세종시 A의원 관계자는 “당장 오늘 잔여 백신이 나왔는데 다음 주 예약자를 미리 오라고 해서 맞히는 게 말이 되느냐”며 “왜 1주 후에 맞을 백신도 계산하지 않고 예약부터 받은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B의원 원장은 “다음 주 예약한 대상자 수에 비해 11바이알이나 모자란다. 그럼 110명을 취소해야 한다는 말이냐”며 “질병관리청이 환자들에게 취소 연락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소민 somin@donga.com·이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