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공급 확대로 원자재가 안정될 듯 원자재 10% 상승시 물가 0.05~%0.2%↑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올해 중에는 높은 수준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공급이 확대되며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원자재가격이 추세적으로 10% 상승시 소비자물가를 최대 0.2% 더 높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따라 향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는 것으로 우려됐다.
9일 한국은행의 BOK 이슈노트에 실린 ‘국제원자재가격 상승배경 및 국내경제에 대한 파급영향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가격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 3~4월 중 원유를 중심으로 급락했으나 이후 빠르게 상승해 거의 모든 품목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 품목별 공급차질, 투기자금 유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원자재 가격은 올해 중 높은 수준을 보이겠지만 내년에는 공급이 확대되며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원유는 OPEC+의 감산규모 축소,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확대, 이란의 원유 수출재개 가능성 등으로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은 주요국 생산설비 증설, 국제정치 불안 완화 등이 수급개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다. 곡물은 파종 및 작황에 큰 영향을 미치는 라니냐가 약화될 전망이다. 향후 1년간 기온이 평년대비 ±0.5℃ 내에 머물어 당분간 이상기후 발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원자재가격의 중장기 방향성과 관련해 원자재가격의 슈퍼사이클 진입 여부에 대한 관심도 최근 높아지고 있다.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원자재가격이 상당기간에 걸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거 사례를 살펴보면 주요 경제권의 산업화, 기술혁신 등이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주도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자재 전문기관은 그린경제가 향후 원자재 슈퍼사이클을 결정짓는 주요 동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자재가격의 슈퍼사이클 진입과 관련해 현재 상반된 견해가 병존하고 있는데 이는 친환경 산업의 파급영향, 글로벌 경기회복의 지속성 등에 대한 견해 차이에 기인한다.
원유의 경우 글로벌 경기 회복, 예비적 수요 증가가, 알루미늄은 글로벌 경기 회복, 투기적 수요 증가가 최근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 수입중간재를 통한 경로, 기대 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원유가격, 금속가격, 곡물가격 상승은 각각 석유류 가격, 금속관련 제품, 외식비 등을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를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자재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경제주체의 물가상승에 대한 자기실현적 기대가 형성되면서 실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실제로 1960~80년대 미국의 경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이 물가와 실업률의 관계를 나타내는 필립스 곡선의 상향이동을 초래했다.
원자재가격 상승이 추세적인 경우와 일시적인 경우로 나누어 실증분석한 결과 원자재가격이 추세적으로 10% 상승할 경우 소비자물가는 최대 0.2%(4분기후) 상승(일시적 상승시 0.05%)하며, 충격의 효과가 장기에 걸쳐 지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 차장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글로벌 경기회복의 영향에 의해 상쇄되면서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며 “향후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서 생산자물가나 기대인플레이션 경로를 통해 물가상승압력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물가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