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성착취물 1000여개를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신상공개가 결정된 배준환(38)이 지난해 7월17일 제주동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배준환은 피해자에게 죄송하다고 짧게 답했다. 2020.7.17/뉴스1 © News1
SNS에서 10대 44명을 꼬드겨 수천개의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준환(38)에게 검찰이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9일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재판장 왕정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번 사건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배준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열린 1심 결심 공판에서도 배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었다.
이에 배준환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잘못된 성 인식에 사로잡혀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고인은 이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혐의를 인정했다.
다만 이 변호인은 “피고인은 ‘박사방’·‘n번방’ 사건 피고인들과 달리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거나 금전적인 수익을 얻지 않았고, 피해자들을 폭행·협박한 적도 없다”며 “검거 당시 수사기관과 언론에 의해 짜여진 프레임에 갇혀 혐의가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인은 특히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성착취물 3800여 개 가운데 1269개가 중복돼 있음을 확인하기도 했으나 검찰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이 밖에도 현재 합의가 진행 중인 점, 피고인이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합당한 양형을 해 달라”고 했다.
변호인의 최후변론 내내 눈물을 훔친 배준환은 최후진술에서 “어떤 판결이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피해자들에게 항상 죄송한 마음으로 반성하며 살겠다”고 오열했다.
한편 배준환은 2019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기프티콘 등으로 10대 44명을 꼬드겨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을 제작·유포하고,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들을 촬영·유포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8월 기소됐다.
이후 그 해 12월 1심에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배준환은 형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다.
(제주=뉴스1)